가파·우도·추자초등학교를 위한 당부
가파·우도·추자초등학교를 위한 당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3.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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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해 제주에서 태어난 아이가 처음으로 5000명에 그치면서 합계 출산율이 1.31명(전국 1.05)을 기록했다. 합계 출산율은 15~49세 여성이 가임(可妊) 기간에 낳는 자녀 수를 뜻한다. 기존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제주도 인구가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바람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제주도 인구는 1만7582명이 늘어났다. 다른 지방에서 제주도로 이주하는 인구 유입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구 유입으로 그동안 학령 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제주지역 초등학교들이 회생하고 일부는 분교장으로 격하되었다가 본교로 다시 격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도에 속한 도서지역의 사정은 다르다. 보도에 따르면 가파도에 있는 가파초등학교의 경우 올해 신입생은 1명이다. 이른바 ‘나홀로 입학’으로 학생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파초는 학급 수 및 학생 수도 3학급 13명에 그쳤다.

우도의 우도초등학교와 추자도의 추자초등학교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우도초는 전교생 49명으로 지난해 대비 6명이 줄었다. 신입생도 9명에 그쳤다. 추자초도 전교생 40명으로 지난해보다 3명이 늘었지만 신입생은 4명에 그치는 등 매해 신입생 수가 줄고 있다. 이들 도서지역이 여러 여건상 인구 유입이 어려운 탓이다. 게다가 기존 학령 인구마저 외부 유출이 계속 늘고 있다. 학교의 존폐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가파, 우도, 추자섬의 초등학교가 제주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전통의 학교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도서 초등학교는 단순한 학교의 의미를 넘어 지역공동체를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단순한 경제적 논리에 따른 통·폐합을 말해서는 안 된다.

가파초는 1922년 지역 주민들의 민족 독립의 의지를 모아 신유의숙으로 개교되어 이제 4년 후면 개교 100년을 앞두고 있다. 1929년 영명의숙으로 개교한 우도초와 1925년에 개교한 추자보통학교의 경우도 머지 않아 100년을 맞는다. 제주지역 사회가 이들 학교를 지켜내고 육성시켜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으로 읍면과 도서지역 학교는 학생 수 60명 이하, 도시지역은 200명 이하로 정해 통·폐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권고 기준은 제주도교육청이 참고만 하면 되는 ‘참고용’일 뿐이고, 제주지역 특성에 맞는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면 된다. 오히려 이들 학교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소규모 학교 재생사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교육의 효율성, 교육 여건과 학생의 학습권 보장 등을 고려해 가파, 우도, 추자초등학교에 각 섬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특화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과 함께 학교를 키워주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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