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상, '최저임금의 역습' 현실화되나
물가 비상, '최저임금의 역습' 현실화되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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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심상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살림살이가 조금은 펴질 것으로 기대했던 서민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해마다 가격을 올리는 업체는 있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업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의 효과를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외식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반찬값 등을 포함한 생활 물가 전반을 위협, 서민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자칫 오른 임금보다 물가가 더 올라 소비를 위축시키는 ‘최저임금의 역습’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영향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이미 정부 통계치를 뛰어넘고 있어 물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랐다. 2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편의점 김밥과 도시락, 햄버거, 순댓국, 김밥, 짜장면처럼 대중적인 음식의 가격이 올라 ‘서민 물가’ 부담이 커졌다.

엥겔계수가 17년 만에 최대치에 이르렀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물가 인상 포문은 대기업·대형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서 열고 지역 토착식당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말 일부 도시락과 삼각김밥, 샌드위치 가격을 100원~200원 인상했다.

GS25는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도시락과 주먹밥 가격을 100원~300원 인상했다. 패스트푸트 업체들도 가격을 일제히 올렸으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가세했다.

이러자 도내 토착 음식점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인상에 나섰으며 나머지 음식점들도 가격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음식점 업계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작년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060원(16.4%)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입장이다. 일부는 종업원 숫자를 줄이거나 근무 시간을 단축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

또 최근 몇 년 새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임대료 부담이 커진 것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렇게 물가가 뛰니 꽉 닫힌 서민들의 지갑이 열릴 리 없다.

자칫 물가 상승-소비 위축-경기 침체 심화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물가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식 물가는 한 번 올라가면 내려오는 법이 없다. 정부의 선제 대응이 중요한 시기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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