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오늘도 사무실로 쓰레기 무단투기 신고 전화가 이어진다. 인적이 드문 갈대밭에 누군가가 쓰레기를 버리고 유유히 사라지고 있다는 신고 전화였다. 다행히 행위자의 차량번호를 메모해 휴대폰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현장에 출동해 보니 도로변 갈대밭 사이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버려진 쓰레기에서는 투기자의 인적사항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없어 차량번호를 통해 차적 조회 후 연락을 시도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가보니 집주변에는 장판 교체와 소각재 잔재 등 쓰레기 배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투기자의 가족은 쓰레기 배출 사실을 시인했고 과태료 부과와 함께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을 통해 향후 불법 배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엔 마을이장님께서 전화가 오셨다. 마을 외곽 포제당 주변 풀숲 사이로 무단투기 쓰레기가 있다는 내용이다. 현장을 찾아보니 풀숲 구석진 사이로 여러 마대의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완전범죄를 꿈꾸었던 것 같은데 잎이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한 나무사이로 쓰레기 더미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쓰레기 더미를 하나하나 뒤져 증거물을 확인하고 투기자에게 배출 사실을 확인받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처럼 읍면에서는 아직도 올레길, 야산, 들판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배출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당장은 편하다는 이유로, 보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지금껏 사용해온 물건을 버린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주변 환경과 이웃에 대한 배려, 공동체 의식은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한림읍에서는 위와 같은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배출자를 색출하고 과태료를 부과해 나갈 계획이다. 쓰레기 분리배출과 올바른 배출문화가 시민의식 속에 정착될 수 있도록 오늘도 현장에서 쓰레기 무단투기와의 소리 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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