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언제든’ 접촉 할 수 있어…양측 모두 ‘대화의지’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지구촌 대축제가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가운데 평창외교전으로 ‘남북대화’의 초석을 다지는 성과를 남긴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대화의 불씨를 이어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25일 오전 육로로 방남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는 북한 대표단과 회동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폐막식장인 평창 등지에서 비공개회동을 통해 북미대화를 중재할 것이란 전망이다. 북측 대표단의 방남기간이 25일부터 2박3일간인 점을 감안하면 26~27일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장소는 청와대가 아닌 제3의 장소에 무게가 실린다. 천안함 폭침논란 등을 감안, 청와대 회동보다는 다른 장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미간 접촉 또한 물밑에서 이뤄질 공산이 커 보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대 압박’ 메시지를 전한 이방카 보좌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만남 보다는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 실무진들이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이는 북측 또한 대미, 대남 실무진들이 대표단에 포함돼 있어 언제든 양측의 접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방카 보좌관과 가진 청와대 만찬에서도 북미대화 가능성을 강하게 밝혔다. 무려 140분간 이어진 비공개 접견과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모처럼 잡은 이 기회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더욱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최대압박’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2주만에 ‘대남·대미’ 실무진으로 구성된 북 대표단이 방남, 대화의지를 표명한 만큼 미 측에서도 이에 대한 화답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이 방한해 “북측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 북한과의 회동이나 교류는 계획된 게 없다”고 내외신 기자들에게 밝힌 만큼 실제 북미대화, 북미접촉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평창올림픽 폐막식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 미국 정부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북한 대표단장인 김영철 부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