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트럼프와 역사적 위업 달성하고 싶다”
文 “트럼프와 역사적 위업 달성하고 싶다”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8.02.24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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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25년간 비핵화 실패, 비핵화-남북대화 나란히 진전돼야
이방카 보좌관 40분간 비공개 접견…양국 ‘대화-압박’ 다른 카드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한반도의 비핵화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수 없다”

“한미양국은 모처럼 잡은 이 기회를 잘 살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하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후 7시30분부터 40분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진행된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비공개 사전접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가장 강한 나라는 한국”이라며 “그러나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지난 25년간의 한미양국 정부의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 대화와 남북 대화가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두 대화의 과정은 나란히 함께 진전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평화체제유지를 위해 견지해 온 ‘대화와 압박’, ‘한·미 공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미국정부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했는데 북한 핵과 미사일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대북 최대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고 한국의 대북제재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고 남북관계 진전, 북미대화 중재외교에 나선 문 대통령에게 ‘대화보다는 대북제재와 압박’에 더욱 나서야 한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방카 보좌관이 방한 시간에 맞춰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석탄·석유 불법거래 선박에 대한 해상차단 등 ‘포괄적 해상차단’(maritime interdiction)을 포함한 최대 규모의 대북독자제재를 가할 것이란 미 언론(로이터 통신)보도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미 정부는 북한과 중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파나마 등에 대해 국적과 등록, 기항선박 28척과 해운사 등 기업 27곳, 개인 1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총 56개 제재대상 명단을 확정했다. 미 재무부에 제재대상에 오른 기업과 개인은 미국과 거래, 금융이용이 원천적으로 차단, 북한과의 해상무역 차단의 고삐를 한층 더 조이겠다는 의미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확산에도 불구하고 ‘최대압박’ 카드로 북한을 더욱 고립시켜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만들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문 대통령의 북미대화 중재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된’ 전략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북측의 대남전략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핵심인물들이 폐막식 대표단에 파견됐고 미국 역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높은 신임을 받고 있는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등이 대표단에 포함, 북미대화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여기에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참여했고 취임후 여러차례 방미하며 폼페오 CIA국장과 신뢰관계를 형성해온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막후’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날 비공개 접견이 끝나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정상급 국빈 접견장소인 상춘재로 자리를 옮겨 이방카 보좌관과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 올림픽 선수단 선정과 여성 경제적 역량강화, 일·가정 양립의 중요성, 한국문화와 K-POP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방카 보좌관은 “내 아이들에게 K-POP을 보여줬더니 아이들이 매일 댄스파티를 벌이고 있다”라며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다음에 대통령 내외 앞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접견과 만찬은 밤 9시50분까지 140분간 이어졌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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