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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2.21

[제주일보=부남철기자] “봄날의 밤공기를 마시며/봄바람에 내 맘을 달래보다
습관처럼 걸었던 거리에는/아픈 계절의 향기만 남아
그녀가
자꾸만 자꾸만 생각이나
눈물이 나네요/눈물이 나네요”

그룹 비투비(BTOB)의 ‘봄날의 기억’이라는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 최근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운데 하나이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가끔 노랫말처럼 눈물이 흐를 때도 있다.

눈물은 과학적으로 보면 물이 98%, 그 외에 단백질・염분・칼슘・포도당 등의 화학성분이 결합된 것으로 신체 내의 독소를 제거하려는 자정작용의 일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문・사회학적으로 눈물이 갖는 의미는 ‘태산(太山)’도 움직일 만큼 오묘하다. 슬픔, 기쁨, 분노, 좌절, 회환, 증오, 원한,공감, 희망, 진정, 거짓 등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담고 있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다른 사람이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파악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고 있다. 많은 선수들의 눈물은 그동안 자신이 쏟은 노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이기에 그 의미를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을 한다. 하지만 일부 선수의 눈물은 왠지 씁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차라리 흘리지 말아야 할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선수 본인은 다른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눈물에는 뒤지지 않는다. 기자의 취재 대상이었고 기억에 남는 대통령들만 돌아봐도 눈물은 국민들을 설득하는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은 아니지만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휠체어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을 배경 음악으로 삼아 눈물을 흘리는 선거 광고를 내보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봤으며 대통령 취임 기간에도 여러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보였다. ‘울보 노무현’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0년 천안함 영결식장에서 추모 연설도중 눈물을 흘렸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당시 국민들을 향해 눈물을 흘렸으며 언론들은 그 사진을 일제히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취임한 이후에도 곳곳에서 눈물을 흘렸다.

수 많은 정치인들이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진심을 담아 자신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어떤 연설보다도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한 방울의 눈물을 너무 사용하면서 종종 ‘악어의 눈물’로 비유된다.

나일강의 식인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고는 눈물을 흘렸다는 고대 전설에서 비롯된 이 말은 위선자의 거짓 눈물의 대명사로 사용된다.

정치인의 눈물을 모두 ‘악어의 눈물’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기자가 봐왔던 많은 정치인들의 눈물은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 했다. 이는 기자의 판단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많은 후보들이 ‘눈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것이다. 이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도내에서도 벌써부터 도지사 출마 예비후보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고 있다. 후보들은 자신에 대한 의혹 또는 질문에 진솔한 답변을 해야 한다. 설령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흠집내기라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답변을 해야 한다. “억울하다, 당시에 모두 해명됐다”라는 식의 답변은 없었으면 한다. 출마자의 진솔한 답변은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끝난 후 ‘악어의 눈물’은 보고 싶지 않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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