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관광 코디네이터 육성 위한 교육과정 개설 시급”
“농촌관광 코디네이터 육성 위한 교육과정 개설 시급”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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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날씨가 풀리면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웃뜨르 청수승마학교에서 승마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뒤로는 월동작물을 수확하는 아낙들이 바쁘다. ② 청수리 마을 곳곳에서는 매화와 목련 등이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③ 지난해 청수리에서 열린 에코파티 모습.

[제주일보] 설 연휴와 동계올림픽 개최가 겹치면서 한자리에 모여 앉은 친지들은 평창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인의 겨울축제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선수들은 열정과 투혼을 발휘하며 우리에게 수많은 감동 스토리를 전해주고 있다.

수려한 경관(사실은 심산유곡의 오지)을 자랑하는 평창군의 인구는 불과 4만3000여 명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배후도시인 강릉시에서도 일부 종목이 치러지고 있지만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자 노력했던 강원도와 평창군은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단번에 지우고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역사는 물론이고 ICT의 강국이라는 모습을 선보였고 또한 강원도와 평창의 가치를 전세계인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들은 너무나 잘 활용하고 있다.

이미 평창군은 10여 년 전부터 농어촌체험휴양마을, 농어촌민박, 레포츠, 특화체험을 하는 4개의 협의체가 그들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네트워크를 통한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평창그린투어사업단을 설립했다.

이들은 비즈니스를 활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그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농촌관광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평창지역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연계해 도시민의 니즈(Needs)에 맞는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지역농촌관광 인프라 발굴 및 연계를 통한 농촌체험 다양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촌관광 발전을 위한 롤모델을 발굴하고 체험휴양마을 대표와 사무장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 마을 스토리텔링 및 프로그램 연계교육도 상시 실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모든 것이 마을주민들이 주도적 학습을 통해 마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평창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인제군에는 로컬투어사업단을, 나머지 시·군에는 농촌체험관광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에 대한 사무원 지방비 지원, 홍보·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강원도는 도내 18개 시·군에 행·재정적인 지원을 쏟아내며 그들이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고 있다.

이러한 강원도의 농촌관광 투자는 ‘농촌관광이 관광행정의 한 축’이라는 혜안이 도정 책임자의 변화에 관계없이 일관성 있게 진행되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제 평창은 강원도의 평창, 대한민국의 평창이 아니라 세계인의 평창으로 자리매김되고 오래 기억될 것이다.

관광산업이 제1산업인 제주는 어떠한가. 그동안 관광객 수 증감에 예민했던 우리의 모습을 반성해 봐야 한다.

관광객 1500만명 시대를 맞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시스템이 갖춰진 트립어드바이져(Trip Adviser) 하나 변변하게 찾아 볼 수가 없다. 공항과 항만에 여행 안내소와 웰컴센터 등이 있지만 수많은 단체나 여행객들은 관련 단체나 지인을 통해 여행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SNS 검색을 통해 제주여행을 하고 있다.

물론 제주도내 수많은 여행사들이 주요 관광지와 관광시설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만 과연 그런 프로그램들이 여행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감동과 만족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메이저 여행사인 M여행사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일깨워주기 위해 농어촌체험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시연하는 모습에서 일말의 희망을 가져보기도 한다.

몇년 전부터 제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장 잘 꿰차고 있는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가 지역관광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을 인지하고 지역관광처부서를 만들어 제주도 농어촌체험상품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너무나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다.

2년 전부터 많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제주 관광상품을 선보이면서 제주 속살을 양파껍질 벗기 듯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에코파티’ 상품은 마을에도 신선함을 줬고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리라 여겨진다.

다만 다양한 프로모션들이 공사나 관련 단체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주도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과정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평창군의 사례처럼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역량 강화와 결집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스터디가 전제가 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보여지는 수치(비짓제주·www.visitjeju.net 누적 방문객 251만6729명)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과 성과가 더욱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산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기존 관광시스템이나 관광시설들은 차치하더라도 새로운 가치로 부상할 수 있는 제주 농어촌의 상품들을 정제하고 다듬어 진정한 보석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가치들을 체계화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농촌관광코디네이터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관광공사에서 시급히 개설해야 한다.

농어촌의 리더들에게 농촌관광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일깨우고 그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의 노력과 집중 못지 않은 자기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할 것이다.

관광산업은 투자산업이다. 제주도는 이미 생태·환경이란 자연적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돼 있어 인재 양성을 위한 무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것은 관광공사의 몫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몫이다.

농촌관광의 첨병인 체험 사무장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고 있다. 이제 지방비로 지원해야 한다. (이 내용은 지면이 부족해 다음 기회에 피력하고자 한다)

강원도와 평창은 우리에게 이미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의 사례를 겸손하게 배워야 한다.

유난히 잦은 폭설과 한파로 우리 농어촌을 힘들게 했던 동장군도 서서히 그 세력을 다하고 있다. 숱하게 겪었던 희망과 좌절. 그것은 우리의 도전정신으로 충분히 극복되고 더욱 큰 성취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선택된 제주인(人)이기 때문에….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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