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보건의료 패러다임
변화하는 보건의료 패러다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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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식. 제주한라대 응급구조과 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렸다. 이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었다.

알파고의 완승으로 끝난 이 대결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등의 생소한 단어에 익숙해졌고 인공지능이 가져다 줄 스마트한 미래 세상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이번에는 ‘인공지능 의사’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천의 한 대형병원에서 IBM사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하여 국내 최초로 암 환자 진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한 것이다.

환자는 대장암 3기로 복강경 수술을 받았으며 추가적인 항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신체 정보와 치료 경과, 검사 결과 등을 왓슨에 입력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법을 질문했다.

왓슨은 10초 이내에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시했는데, 이 치료 방법은 의료진의 의견과도 대부분 일치했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왓슨의 본격적인 활용을 통해 진단 검사 남용의 예방, 진단 오류의 최소화, 의료 비용 부담 감소 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왓슨의 등장은 보건의료 분야에도 예외 없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피할 수 없는 큰 파도로 다가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보건의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 즉 정보화 혁명의 연장선상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인공지능기술 및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새로운 시대를 말한다.

이를 보건의료 분야에 적용하면서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 헬스케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와 생체계측 센서를 탑재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연결하여 언제 어디서나 개인의 건강상태를 측정·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 관리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질병치료 중심에서 사전 예방적인 건강 관리 강화로 전환되고 서비스 제공에 대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의료 서비스 제공 공간도 기존의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직장 등 실생활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의료비 급증,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 치료에서 예방 중심의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의 변화는 ICT와 의료를 융합한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혁신적인 보건의료 패러다임의 성공적인 정착은 환자와 보건의료 산업, 의료 기관을 중심으로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만족하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경쟁력을 갖출 때 가능한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보건의료 제도와 문화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이해 당사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공급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스마트 헬스케어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등에 대한 인센티브 마련과 함께 새로운 보건의료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는 의료 기관의 역할 정립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연구 협력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의 동력은 바로 사람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창조적 인력을 키워내며 기존 인력을 새로운 산업 수요에 맞춰 재교육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교육 체계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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