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공항 4.3행불인 유해 레이다 탐사
내달 공항 4.3행불인 유해 레이다 탐사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02.20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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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범위 확정 예정...4월 중순쯤부터 남북활주로 폐쇄해 본격 시.발굴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다음 달부터 제주국제공항 내 4‧3행방불명인 유해 발굴 작업이 사실상 시작된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증언에 의해 제주공항 내 4‧3행불인 암매장 장소로 추정된 곳을 대상으로 지표투과레이다(GPR) 탐사가 3월 중순 시작된다.

GPR 탐사는 전자파 신호를 방사해 목표물을 탐지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레이다 탐사법을 지하에 적용하는 것으로, 4‧3유해의 존재여부를 확인해 시‧발굴조사 범위를 획정하게 된다.

다만 GPR은 유해와 바위의 분간이 어렵고 2.5m 이상은 탐지가 힘든 탓에 과거 제주공항 복토과정에 다량의 바위가 깔리고 최고 7m 이상 흙이 덮인 점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4·3평화재단은 GPR 탐사를 통해 유해 발굴 장소를 구체적으로 정한 후 4월 중순부터 시굴조사에 나서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때부터 제주공항 남북활주로가 폐쇄될 예정으로, 시굴조사 시점은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부 등과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제주공항 4‧3행불인 암매장 추정지는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과 남북활주로 북단 서쪽구역,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구역, 동서~남북활주로 교차구역, 화물청사 동쪽구역 등 5곳이다.

하지만 활주로 150m 이내는 안전문제로 유해 발굴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과 동서~남북활주로 교차구역은 제외돼 나머지 3곳에서 유해 발굴이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공항 외부 남쪽지역도 4‧3행불인 암매장지로 조사됐다. 과거 제주공항 확장과 평탄화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유해가 나오자 이곳으로 옮겨 묻었다는 증언에 따른 것이다.

앞서 제주4·3연구소는 제주공항 암매장지에 묻힌 행불자 인원을 351명 정도로 추정했다.

4·3평화재단 관계자는 “제주공항 복토로 유해가 깊이 묻혀 있고 바위와 교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GPR 탐사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4·3 유해 발굴이 8년 만에 재개되는 만큼 단 1%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3희생자 유해는 그 동안 총 400구가 발굴됐다. 2006년 제주시 화북동 11구와 2007년 제주공항 서북측 128구, 제주공항 동북측 260구에 이어 2010년에 마지막으로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 1구가 발굴됐다. 지금까지 발굴 유해 400구 중 92구만 신원이 확인됐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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