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중심' 행복한 마을 신도2리
'주민 중심' 행복한 마을 신도2리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2.20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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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눌음 정신 계승에 이웃 정 '으뜸'

[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수눌음은 제주 지역 특유의 미풍양속으로 품앗이와 비슷하지만 협업, 노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마을에 힘든 일이 있을 경우 생산 공동체인 마을차원으로 집단이 형성돼 돌아가면서 일을 맡아 한다. 혼자 열흘 동안 해야 할 일이 닷새도 안 걸리게 된다.

이처럼 수눌음 정신을 계승해 모든 마을 행사 때 주민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참여가 이뤄지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은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이 하나 되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2리(이장 강경택).

실제로 신도2리는 2016년 9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3회 행복마을만들기 전국 콘테스트에서 마을 농촌운동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인정받아 금상을 수상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또 신도2리는 2014년까지 부과된 지방세를 완납한 지방세 체납액 없는 마을로 7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농남봉’ 신도2리 설촌의 역사

제주 서도는 본래 동서의 거리가 멀어 지역 방어상 곤란이 컸기 때문에 태종 16년(1416년) 안무사 오식의 건의에 의해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부를 200리 거리에서 양분해 양현을 세우게 됐다.

동쪽을 동의, 서쪽을 대정이라 칭하고 대정구역을 다시 동 법환, 서 판포, 북 저지, 남 마라도까지 관할하게 됐다.

당시 신도2리 지역에는 인가가 없었지만 중종 14년(1519) 사화도지사 이세번이 대정현 둔포(돈포)에 유배돼 귀양살이를 하다가 현지에서 적사하므로 현 고산리 신물경에 안장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후 서기 1588년을 전후해 본리에 인가가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업을 주업으로 해 모여 살기 시작했지만 왜구들이 포구를 중심으로 노략질이 심해 주민이 안주하기에는 불안한 형편이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포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지세가 출중하고 살기 좋은 현재의 ‘농남봉’을 의지해 이주하기 시작해 20여 가구의 촌락을 이루게 됐고 이것이 본 마을 설촌의 역사다.

이처럼 해안에 위치한 신도2리 마을은 바람과 돌이 많고 최근 기준 총인구 역시 남자 110명, 여자 121명으로 여자의 비율도 높아 제주 전통의 삼다 지역이다.

▲‘수눌음’ 이웃 정 돈독

신도2리의 옛 지명인 도원은 신선이 산다고 하는 별천지, 즉 무릉도원이다.

신도2리는 마을의 주제를 ‘신선이 사는 도원’으로 정하고 주민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마을 가꾸기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마을에 비해 고령화의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마을 노인들은 비옥한 토지에서 노익장을 발휘해 101㏊ 정도의 농경지에 주로 마늘과 양파, 감자, 브로콜리를 재배, 활발한 경제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신도2리 마을은 2010년 공동 수눌음 활동으로 마을 안길에 복사꽃길을 조성했다. 하지만 2010년쯤 가뭄 등으로 인해 복사꽃길이 시들면서 사장의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신도2리 주민들은 주민 스스로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식을 전환, 이듬해부터 복숭아나무와 동백나무 등을 심었다.

물주기는 물론 병해충 관리, 잡초제거, 풀베기 등 체계적인 관리를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아름다운 마을 가로환경 조성과 더불어 다양한 마을 소통 활동으로 이웃 간 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이웃 간 정이 돈독해지면서 해안 쓰레기 수거, 가로수 주변 잡초 제거, 폐비닐 수거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강경택 이장은 “신도2리는 동네에 일이 있으면 지역 주민 모두 집안일을 뒤로하고 선뜻 나서는 곳”이라며 “일 년에 많게는 거리 청소는 열 번이나 하는데 새벽 6시부터 시작하는데도 80세 이상 어르신분들이 여전히 참여한다”라고 수눌음 활동을 소개했다.

강 이장은 “예부터 주민스스로 마을을 깨끗이 하는 일이 농촌운동으로 생활화돼 주민들끼리 돈독함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마을의 청정이 마을의 미래라는 공통된 인식으로 깨끗한 농촌마을체험을 통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율‧창의적인 마을공동체 ‘활력’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는 마을 공동체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마을 만들기 활동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성과를 평가, 공유를 통해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일으키기 위한 활동이다.

독일은 1963년부터 ‘우리 마을에 미래가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농촌 콘테스트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속가능한 우수마을 만들기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전국 시‧도 농촌 마을만들기 사례학습과 역량강화 지원을 통해 농촌 공동체를 회복하고 주민 스스로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행복마을 콘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신도2리에서는 2015년까지 마을 안길 약 4㎞ 구간에 꽃묘종 심기 4~5월, 가로수 관리 4~5월, 잡초제거 및 풀베기 작업 연 8회, 모드樂(락)축제 8월, 학구민체육대회 9월, 영농폐비닐집하장관리 연중, 해안변정화활동 연중, 등 마을 단결력과 협동심, 자발적 참여와 이웃을 생각하는 애향심을 고치시키며 2016년에 마을의 모든 행사시 주민이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부녀회에서는 고추장을 직접 담가 마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따뜻한 이웃의 정을 공유했다.

또 선진견학과 마을체육대회, 마을 축제 등 서로 어울리는 장을 마련해 이웃 간 정을 돈독하게 해 단결력을 고취하고, 마을의 모든 행사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단합된 마을 만들기에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수눌음 활동은 2016년 9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3회 행복마을만들기 전국 콘테스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는데 일조했다.

▲하멜 난파 지점 바로 잡아야

364년 전 제주 남쪽 해안에서 거센 풍랑으로 난파돼 제주에 표착한 네델란드 선원 하멜 일행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지난해 8월 16일 건립됐다.

이날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2리 해안(일명 도구리 알동산)에서 해양문화탐험연구소 부설 한국하멜기념사업회(회장 채바다)와 네델란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대표 채바다)이 주최하고 신도2리마을회(이장 강경택), 신도2리향민회(회장 정성부)가 주관한 ‘하멜일행 난파 희생자 364주년 위령비 건립 제막식’이 열린 것.

높이 2~3m, 너비 1m 규모인 위령비에는 하멜표류기 속 난파 당시 모습을 그린 삽화와 ‘1653년 8월 16일 하멜 등 그 일행 64명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무역선 스페르웨르 호에 승선해 일본 나가사끼로 항해하던 중 신도2리 해안에 이르러 암초에 좌초됐다’ 등을 새겼다.

강 이장은 “1980년 사계리에 하멜기념비가 세워졌고 2003년 8월 16일 용머리해안에 하멜상선전시관이 설치됐다”라며 “하지만 이후 난파 지점이 고산리 한장과 신도2리 사이의 해변으로 추정되는 ‘서양국표인기’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하멜 난파 지점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보고 신도리하멜표착지규명추진위원회와 제주도신도2리향민회 등과 함께 위령비를 세우게 됐다”라고 말했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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