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저가경쟁에 대한 단상
제주관광 저가경쟁에 대한 단상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2.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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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정용기 기자] “렌터카가 많아지기 전까진 수익도 짭짤했고 직원 처우도 좋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돌아서고 있죠.”

제주관광 저가경쟁의 단면이다. 저가경쟁이 불법은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싸면 혹하기 마련이니까.

지난 19일 오전에도 제주공항은 렌터카하우스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비수기로 여겨지는 요즘에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속되고 있는 건 부담 없는 가격 때문일 것이다.

현재 평일 제주행 항공권은 2만원 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SUV 차량도 하루 빌리는데 3만원 수준이다.

제주공항 렌터카하우스 내 영업데스크 직원은 “기존 가격보다 70%까지 싸게 렌트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저가경쟁의 이면에 열악한 노동환경과 불법 행위가 얽혀있다는 것이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나이가 어린 종사자들 많거든요. 일하면서 가정까지 꾸리려면 처우가 괜찮아야 되는데 경쟁이 심해지니까 처우도 덩달아 형편없어지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또 제주공항에서는 렌터카 불법 호객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공항 내 렌터카 영업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지정된 장소를 벗어날 수 없다.

이 때문에 데스크 직원들은 책상에서 관광객들을 향해 “렌트 싸게 드릴게요!” 소리친다.

공항에 렌터카 데스크를 들여놓는데 많게는 3억원의 임대료를 한국공항공사에 내야한다. 하지만 영업권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단속 주체인 한국공항공사는 기습적인 호객 행위에 단속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저가경쟁의 단면은 렌터카 업계 얘기만이 아니다. 우후죽순 늘어난 게스트하우스 역시 관광객 살인 사건 후 불합리한 노동조건이 도마위에 올랐다.

최소한의 영업권, 노동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는 대책 시행이 시급하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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