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님의 주례사
어느 스님의 주례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2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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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용. 수필가·제주동서문학회장

[제주일보] 결혼하는 사람들, 검은 머리가 하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겠습니까? 하고 물으면 “예”하고 약속을 해놓고는 3년을 못 넘기고, 헤어지는 것을 종종 봅니다. 이런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서로 덕을 보자는 심보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덕 보려는 마음을 바꾸면 어떨까요? ‘내가 저분을 평생 도와주며 편안하게 해줘야겠다라고….’ 그러면 결혼해서 사는데 별 문제가 없습니다.

부부가 갈등을 일게 하는 데는 주위사람들도 문제가 있습니다. “왜 바보 같이 마누라에게 잡혀 사나”, “너는 왜 남편에게 죽어 사나” 이렇게 옆에서 부추기며, 결혼 할 땐 박수치지만 끝나면 싸움을 붙입니다. 이런 말은 절대 들어선 안 됩니다. 이런 말은 실패한 사람들이 괜히 심술을 놓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인생은 둘이가 사는 것입니다. 잘 살겠다고 마음을 딱 굳혀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두 사람이 편해집니다. 그래야 양가 부모님들도 편안해집니다.

특히 오장육부가 편안해 지면 임신해서 아기를 갖게 되도 그렇지 않은 사람과 차이가 납니다. 태교가 아니고, 잉태할 때 여자의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잉태를 하면 선신을 잉태를 하고, 심보가 안 좋을 때 잉태를 하면 악신을 잉태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결혼해서 덕 보려고 했는데 손해를 보니까, 심사가 뒤틀려 있는 상태에서 같이 자다보니 애가 생깁니다. 기도하고 정성 다해서 애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냥 둘이 더 부덕 하다보니까 애기가 생겨버립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태교가 잘 못 되어 잉태해서는 성인 낳기는 틀린 것입니다.

밥 먹은 후 짜증내고 신경질 내면, 나중에 위를 해부해 보면 소화가 안 되었듯 신경을 곤두세우고 짜증을 내면 오장육부가 긴장이 됩니다. 안에 있는 아이가 늘 긴장 속에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선천적으로 신경질환이 생기든지 아기가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반대로 엄마가 편안한 마음을 가지면 원기가 늘 따뜻하게 돌고, 아기가 편안해 집니다. 특히 낳은 후에는 둘이서 싸우면 안 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면 한국말 배우고 외국에서 태어나면 외국말 배우고 원숭이 무리에서 자라면 원숭이이가 되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릴 때 부모가 하는 짓을 그대로 본받아서 아이의 심성이 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 부모를 생각하면 자식이 저절로 부모를 생각하게 되고, 효도하게 됩니다. 자식도 너무 귀하게 키우면 안 됩니다. 요즘 툭하면 학교에 찾아가서 아이의 스승에게 항의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아이를 망치게 하는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 어느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즐겁자고 사는 것이지 괴롭자고 사는 것이 아니니까 조금은 힘들더라도 지금 좋은 이 마음 죽을 때까지 갖고 가야 후손 대대 행복해집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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