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피해, '특별재난'에 준하는 지원을
폭설 피해, '특별재난'에 준하는 지원을
  • 제주일보
  • 승인 2018.02.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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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주까지 몰아친 한파와 폭설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 제주도와 행정시 등이 피해 집계를 하고 있으나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농민들은 설 명절을 맞았으나 한숨이 깊어지면서 막막하기만 하다.

지난주까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접수된 농작물 피해 신고는 513 농가에 피해 면적이 1461㏊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월동무는 피해 면적이 1394㏊로 전체 피해 접수 면적의 95%에 이를 만큼 이번 폭설에 피해를 본 대표적 작물이다.

그제 위성곤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과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제주도관계자 등이 성산일출봉농협에서 월동무 피해 현장 대책회의를 가진 것은 그런 까닭일 것이다. 이 자리에서 강동만 성산읍 월동무 생산자산지유통협의회장은 “최근 정부의 과잉 생산이 우려되는 농작물에 대한 생산 안정제의 일환으로 자율적으로 무를 폐기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정부의 특별한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책회의에서는 이런 저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자리가 마련되었으니 제주도에 온 정부 측 사람들은 제주도 겨울 풍광이나 즐기고 바라보고 갈 게 아니라 제주 농민들의 호소를 가슴에 새겨주기 바란다. 사실 제주지역의 이번 월동무 피해는 농민들의 생활과 영농 기반을 와해시켜 희망을 빼앗을 만큼 막대하다. 지금 현장의 농민 목소리를 들어보면 아직 수확하지 않은 월동무 90%가 언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더구나 월동무 피해는 폭설과 한파 이후 3주 정도 지나야 정확한 상황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피해 면적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사태 진전에 따라서는 올해 월동무가 사실상 완전 폐작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폭설과 한파 피해는 월동무만이 아니다. 유례없는 폭설로 감귤이나 콜라비, 브로콜리, 깻잎 등 농작물 전방위에 걸쳐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서귀포시 남원읍과 표선면에서만 16개 농가 203동의 하우스가 붕괴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바람에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이 냉해 피해를 입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번에 피해 현장에 온 농림축산부 관계자는 늘 그러듯이 피해 지원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특별한 지원’에는 부정적 입장을 비쳤다고 한다. 제주 농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계절마다 들이 닥치는 재해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나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올해 폭설 피해를 본 농민들에게 설날에 가족들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제주도는 이번 폭설 피해를 특별재난지역에 준하는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 측에 설득하기 바란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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