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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섬 하나 산 하나고훈식. 시인/제주어보전육성위원
제주일보 | 승인 2018.02.13

[제주일보] 삼다도라 제주에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단순하게 나열만 하면 의미가 약하다.

농사짓는 땅도 빌레라고 하여 돌무더기이지만 바닷가에 나가서 화상을 입은 채 검게 타서 굳어진 바위를 보면 거친 바다를 이긴 돌의 고마움이 절로 스며든다. 돌로 돼지 밥그릇인 돗도고리를 만들고 초집 축벽을 쌓고, 방아 돌을 비롯하여 동자석, 돌하르방을 민들고 울담을 필두로 밭담과 산담, 원담과 잣담, 산담도 잣성과 환해장성까지 돌담의 효능은 이제 선인들의 지혜가 남긴 생활 예술품이다.

용암 분출로 한라산을 비롯하여 오름마다 분화구가 생겼다. 땅속으로 흘러가는 용암의 열기에 따라 천정이 타버려서 뚫리면 계곡이 되고, 땅속으로 용암자리를 남기면 동굴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곶지왈이나 하천 암반 속으로 흘러간 빗물이 바다로 내달아 해안에서 뿜어 나오는 물이 용천수인 것이다. 그래서 제주도는 40여개의 부속 섬이 생겼으며 폭포와 계곡, 박수기정과 산방산, 용두암과 외돌괴 같은 거대한 바위가 천혜의 풍광을 이루게 된 거다.

아직도 미지로 남아있는 천연 동굴, 해저 동굴, 특히 수직 암벽 깊이 층을 이루고 있는 불타는 얼음인 천연 연료가 가파도와 마라도 해저에 있을 수도 있다.

바람은 제주도 계절의 변화이다. 금년 겨울은 시베리아 한랭전선의 이동으로 열흘이나 제주도 곳곳에 눈이 쌓였다. 공항 활주로 제설작업으로 항공지연이 생길 정도다. 그나마 한라산이 있어 수십만 톤이 넘는 눈을 쓰고도 겨울나무들을 지키고, 앞으로 몰아닥칠 태풍에도 태풍의 강도를 저지하는 위용을 보이면서 제주 마을을 지켜주게 되는데 특히 한반도로 상륙하는 태풍을 누그러뜨리는 힘이 있음이 자랑이다. 그러니까 바람이 불어야 풀씨가 곳곳에 뿌려지므로 한라산에 봄이 오면 제주해협에도 똑같이 봄이 와서 물고기가 알을 낳고 전복이 큰다.

제주는 여자의 섬이기도 하다. 추사 김정희가 은광연세라고 칭송할 만큼 자선을 실천한 김만덕을 비롯하여 제주도 여자들은 제주도를 지켜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믈질과 농사로 여자는 쉴 틈이 없었다. 오죽하면 쇠로 못나면 여자로 태어났겠느냐는 자조적인 속담이 생겼을까.

제주도는 고양부의 섬으로 타성은 외지에서 왔다. 이조시대에 주로 남자들이 제주도로 오게 되는데 귀양다리이거나 표류인, 지명수배자들이 제주이민자가 되었으니 성깔이 만만치 않았다는 예상이 공감이 간다. 왕과 맞장을 뜨다가 세력에 밀려서 온 귀양다리라서 고기잡이는커녕 밭에 나가 김을 매는 일도 거들어주지 않고 망연히 북쪽을 바라보면서 증오심을 삼키는 신세를 보듬어 안아주고 달래서 자식을 낳아 일가를 이루게 하였으니 그들이 제주 입도조가 되어 오늘에 이르러 제주도민이 된 거다. 제주도 여자는 육이오 사변 때 해병대에 자원하여 전선에 배치되기도 한 기록이 남아있다. 그래서 한라산엔 여신이 산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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