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변경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타면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지, 성사된다면 언제 열릴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지난 10일 특사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을 공식요청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언급하면서도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남북 대화 의지를 내비췄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측 고위급 대표단 접견‧오찬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통해 “김여정

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간 조기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 나서주길 당부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베를린에서 선언한 한반도평화체계구축을 위한 ‘베를린구상’을 통해 견지해온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관계 개선

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원칙을 재차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르면 오는 6월 15일 또는 8월 15일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여건’에 북미관계 개선, 북미 대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펜스 미 부통령이 방한 기간 북한과의 접촉없이 ‘더 강력한 대북제재’ 입장을 밝히고 귀국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재개나 한미합동군사훈련 등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간 갈등 요인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직접 북미대화를 위한 ‘중재외교’, ‘한반도 운전대론’ 실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김영남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은 11일 서울 국립중앙국장 해오름극장에서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남측에 올 때와

같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2호’를 타고 이날 귀환했다. 이날 공연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단 등도 함께 관람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