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 피해 농가 지원, 현실에 맞아야
대설 피해 농가 지원, 현실에 맞아야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2.1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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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올해 들어 제주 지역에서 한파와 폭설로 인해 노지 농작물은 물론 감귤 시설 하우스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5일 대설로 인해 시설 하우스 붕괴 피해를 본 서귀포시 남원읍 레드향 시설하우스 약 5000㎡(1500평) 농장을 찾았다.

무릎 위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들어가자 눈앞에 나타난 것은 누군가 밟고 지나간 것처럼 폭삭 주저앉은 시설하우스였다.

무너진 50㎜ 철근 구조물은 내년 첫 수확을 앞둔 레드향 나무 위를 덮어 레드향 나뭇가지가 꺾어지거나 뿌리째 뽑혔다.

농장주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도의 지난 1월 1일~이달 8일 피해 상황 집계 결과 감귤 재배 35개 농가의 감귤 재배용 비닐하우스 300동(8.7㏊)이 붕괴해 27억7400만원(추정치)의 피해가 발생했다.

월동무와 브로콜리, 콜라피 등 644개 농가에서도 1535㏊의 면적에서 동해 피해를 봤다.

당장 농가에 필요한 것은 농사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지원이다.

즉, 하우스가 무너진 농가는 철 골조 하우스 철거 지원과 이른 시일 내에 시설 하우스 설치 지원이 뒤따라야 내년, 내후년에도 농사를 이어갈 수 있다. 냉해 피해로 출하하지 못하는 농작물에 대한 기금 지원도 필요하다.

하지만 행정에서는 철거 인력이나 피해 보상금 지원 등은 가능하지만 시설 하우스 설치 경우 올해 FTA(자유무역협정) 시설 기금 지원이 현재 대상자 선정 절차만 남겨둬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년 기금 신청 때 재해 피해 5점 가산을 고민하고 있다.

피해 시설 농가는 한시가 급한데 내년에 지으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9일 “농가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내년이 아닌 올해 지원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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