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주산지 북상…40년 후부터 제주는 '부적지'
노지감귤 주산지 북상…40년 후부터 제주는 '부적지'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2.08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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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년 산간 제외 감귤재배 불가…만감류·오렌지 등 품종 확대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기후변화는 제주의 생명산업이라 일컫는 감귤산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감귤(온주감귤)의 총재배 가능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재배한계선이 제주도에서 남해안과 강원도 해안지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감귤의 생육에 필요한 연평균기온은 15~18도로 연평균기온보다는 최저기온과 여름철의 착색기 온도와 관련이 깊다. 겨울철 최저기온은 온주감귤 뿐만 아니라 한라봉 등 감귤 재배한계지역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현재 제주 이외의 다른 지방에서 한라봉 등 만감류가 재배되는 것은 난방에 의해 충분히 생육에 필요한 적정한 온도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지 기후변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그러나 온도가 높아질수록 난방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다른 지방의 재배면적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이 많아지는 것이 마냥 제주 감귤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에 따르면 감귤은 15~20도에서 착색이 잘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가을철 고온은 양분흡수를 촉진시켜 착색이 지연되고, 수확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 착색이 되어도 껍질이 연하게 되고, 부푸는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여름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가을철 강우량이 많으면 과육의 생장을 견디지 못해 껍질이 쪼개지는 ‘열과’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열과는 많은 비가 내린 후에 온도가 높아지면 심하게 발생한다.

특히 최근 재배되고 있는 만감류 중에서 레드향은 열과 발생이 특히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귤 꽃이 피는 시기는 개화 직전의 감귤 과수원 기온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제주도 노지 감귤원의 꽃이 70% 이상 개화하는 시기인 ‘만개기’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지온주감귤의 만개기는 1970년대 평균 5월 16일이었으나 2004~2013년에는 이보다 2일 빨라진 5월 14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를 적용하면 2030년대에는 5월 10일, 2050년대에는 5월 7일로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감귤 개화 시기는 병충해 방제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개화가 빠르면 산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산 함량의 감소는 과실조직을 약하게 해 저장할 때 많은 부패과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개화기가 빨라지고 생육기간이 길면 적산온도가 증가해 당 함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온난화에 의해 가을철 강우량이 증가하면 감귤의 당 함량이 낮아질 수 있다 

온도가 높아지면 병해충 발생시기가 빨라지고 상대적으로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또 습도가 높아지면서 궤양병, 검은점무늬병, 더뎅이병, 감귤 황룡병, 부패병 등의 발생이 증가한다.

무엇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노지감귤 재배지역이 육지부로 옮겨가고 제주지역은 한라봉 등 만감류, 레몬, 오렌지 등 다른 품종의 재배가 확대될 수 있다.

이미 따뜻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라봉 등 만감류 재배가 노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문영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연구관은 한국농림기상학회지에 발표한 ‘RCP 8.5 기후변화시나리오에 근거한 온주감귤과 부지화의 잠재적 재배지 변화 예측’ 논문에서 “2060년대 일부 산간을 제외하고 제주 해안 지역 대부분이 온주감귤 재배가 점차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문 연구관의 감귤 재배지 예측 결과에 따르면 온주감귤 잠재적 재배적지는 2040년대까지 증가하다가 점차 감소했다.

2030년대에는 온주감귤 재배적지가 현재보다 북상해 제주 해안지역 대부분과 남해안 섬 일부 대부분이 해당됐으며, 2060년대에는 일부 산간을 제외하고 제주 해안지역 대부분이 온주감귤 재배가 점차 불가능해졌다.

2090년대는 제주 산간지역과 강원 동부지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온주감귤 재배적지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제주 산간이 한라산국립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주에서는 온주감귤 재배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현재 노지에서 일부 재배되는 한라봉 등 부지화 감귤은 2060년대 제주 산간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재배적지로 예측됐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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