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 이전에는 분명 반짝임이 있었기에
쓸쓸함 이전에는 분명 반짝임이 있었기에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8.02.08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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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 사이 나를 ‘힐링’ 시켜주는 책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연일 내리는 눈은 푸근한 감상보다는 이런저런 걱정을 만들어낸다.

입춘(立春)은 벌써 지나 저만치 봄 기운이 다가오는 듯 했는데, 영하로 내려간 날씨는 살며서 개화시기를 엿보던 꽃봉오리들을 다시 움츠리게 한다.

TV를 켜 봐도 달갑지 않은 소식만 가득한 요즘이다.

밖에 나가자니 질퍽거리는 한기가 부담스럽다. 따뜻한 집에서 쉬면서 주말의 여유를 줄 책 한권이 당긴다.

겨울과 봄의 사이, 기다림의 시간을 체워 줄 책들을 모아봤다. 

 

#나와 너의 마음에 별을 새기다 ‘천장에 야광별을 하나씩 붙였다’(박지용, 도서출판 밤)

“나를 사랑해달란 적이 있던가요. 단지 우리는 손잡은 둘을 표현해내기 위해 우리가 되었던 것일 뿐인데요.”

한편으로는 따뜻하고 또 한편으로는 쓸쓸함을 담아낸 시집이다.

찬란히 빛을 내던 사랑의 시절이 지난 뒤 어느새 남보다 못해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쓸쓸함의 이전은 분명 반짝임이 있었겠지, 그러니 쓸쓸함 이후 반짝임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나만의 크리스마스를 찾다 ‘다시 또 성탄’(황벼리, 작은눈)

크리스마스 종일 코를 풀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또 한 끼의 식사를 하거나. 누구나 보내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들 나름의 크리스마스에는 각자의 행복이 있다.

책 속에 담긴 여섯 사람에 대한 6편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하루를 쫓다 일상성의 완강함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그래서 당신은 쓸쓸하고 외로운 것일까? 아니면 이대로 괜찮을 것일까?’하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들의 하루가 꼭 그런 것과 같이.

 

#당신은 어느 순간이 좋은가요 ‘So good!(쏘 굿!)’(에코북)

“당신은 어느 순간이 가장 좋습니까?” 따뜻한 전기장판에 앉아 귤을 까먹거나, 아침 일찍 창문을 열면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를 느끼거나, 눈 오는 창밖을 보며 마시는 커피 등등.

이 책은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만의 ‘힐링 타임’, 일상 속 소중한 순간순간들을 기록한 작은 에세이집이다.

노란 창문을 열면 하나씩 담겨져 있는 아기자기한 글과 삽화들은 책을 읽으며 하나씩 꺼내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방안에서 소소한 우리들의 일상을 즐겨보자.

 

 

#아름다운 색감 속 위로의 한마디 ‘다시 봄 그리고 벤’(글 조쉬 프리기, 그림 미바, 우드파크픽처북스)

섬세하면서도 감정을 절제한 연출력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자연스레 진동을 일으킨다.

시작과 마지막의 변주, 할아버지가 꾸는 악몽 장면의 물빛 등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미바의 몽환적인 그림과 다양한 시선을 만나 영상을 보듯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일을 때 더 잘 하고 싶게 해주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그대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노희경, 북로그컴퍼니)

20여 년간 완성한 22편의 드라마와 에세이를 통해 우리들을 울고 웃게 했던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명대사와 명문장 200개를 골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내가 원하는 걸 하는 게 사랑이 아냐. 그가 원하는 걸 해주는 거, 그게 사랑이지.”

드라마 ‘굿바이솔로’ 속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한 문장이 어느새 가슴 속을 파고들어 내려 앉았다.

주옥 같은 명대사들과 함께 펼쳐지는 배정애 작가의 감성적인 캘리그라피,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어우러져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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