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된 열정’, 세계 평화의 제전으로 승화
‘하나 된 열정’, 세계 평화의 제전으로 승화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8.02.0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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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스포츠 잔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9일 개막…25일까지 우정의 열전 돌입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에서 3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지구촌 스포츠 잔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오늘(9일) 개막된다.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을 슬로건으로 내건 평창 동계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은 오는 25일까지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와 강릉 코스탈 클러스터에서 15개 종목에 걸린 역대 최다인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17일 동안의 열전을 펼친다.

평창올림픽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3수(修)’ 끝에 유치했다. 2003년과 2007년 IOC 총회에서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지만 러시아 소치와 캐나다 밴쿠버에 개최권을 내줬다.

세 번째 도전에 나선 평창은 마침내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안시(프랑스)와 뮌헨(독일)을 1차 투표에서 따돌리고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972년 삿포로·1998년 나가노)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두 번째 나라가 된다.

우리나라는 특히 평창올림픽 개최로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에 이어 동·하계올림픽, 월드컵 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연 세계 5번째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南北 공동입장‧공동응원…女아이스하키 단일팀 ‘주목’

평창올림픽이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평화의 제전’으로 승화되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개회식 공동입장과 공동응원,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북한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등을 합의해 단계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공동입장 때는 한반도기를 들고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감동스런 장면을 연출한다.

국제대회 개회식에서 남북이 공동입장하는 것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이래 역대 10번째이면서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출전도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일팀의 영문 명칭은 ‘COR’이다.

남북 단일팀은 개막식 다음날인 10일 오후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위스와 역사적인 첫 경기를 갖는다. 이들은 한반도 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우리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을 들으며 경기장에 들어선다.

승패를 떠나 남북 자매선수들의 하나 된 모습을 세계인들과 함께 응원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제주연고 이승훈‧모태범 빙속서 금빛질주 기대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제주를 연고로 둔 선수들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빙상 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종목에 출전하는 이승훈과 모태범이다.

대한항공 소속인 이승훈은 자타가 인정하는 장거리 종목의 ‘월드스타’이다. 이번 올림픽에는 남자 5000m, 1만m, 매스스타트, 팀추월 등 4개 종목에 출전한다. 1500m는 후배 주형준에게 출전권을 넘겨줬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팀추월 은메달을 추가했다.

지난해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5000m와 1만m, 팀추월,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 4관왕에 올랐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처음 추가되는 매스스타트에선 시즌 세계랭킹 1위에 걸맞게 초대 챔피언 등극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올림픽은 변수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예상할 수 없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늘 그래왔던 대로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힘든 순간이 와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달리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 빙속 단거리의 대명사 모태범은 이번 대회에서 ‘화려한 부활’에 나선다.

모태범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남자 500m에서 우승, 한국에 올림픽 첫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선사하며 국민스타로 떠올랐다.

그렇지만 4년 후 열린 소치올림픽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내고도 메달을 따지 못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밀리면서 85㎏이던 몸무게는 7개월 만에 107㎏이 됐다.

그는 2년 반 만에 예년의 몸을 되찾고 세 번째 출전하는 올림픽인 평창올림픽에서 500m와 1000m 등 두 종목에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모태범은 자신이 세 번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언제나 그래왔듯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평범한 믿음을 확인하게 위해 모태범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골든데이’, 10‧17‧22‧24일 예상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따 역대 최고 성적한국의 효자 종목은 동계올림픽에서 딴 금메달 26개 중 21개를 책임진 쇼트트랙이다.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 목표로 내건 금메달 8개의 절반인 4개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여자대표팀의 ‘쌍두마차’인 최민정(성남시청)과 심석희(한국체대)가 출격하는 1000m, 1500m, 3000m 계주가 금메달 1순위 후보다.

여기에 남자부의 임효준(한국체대)과 황대헌(부흥고)을 앞세운 5000m 계주도 유력한 금메달 밭으로 꼽힌다.

‘코리아 골든데이’도 쇼트트랙 경기 일정에 맞춰져 있다.

개막 다음날인 10일 쇼트트랙 황대헌이 남자 1500m에 출전한다.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1순위로 꼽힌다. 이번 시즌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17일에는 최민정과 심석희가 쇼트트랙 여자 1500m에 출전하고, 임효준과 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1000m에 나선다.

오는 22일에는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남자 5000m 계주가 펼쳐진다.

AP통신은 한국이 전통적 ‘금밭’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 7개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민정이 여자 500m와 1000m, 황대헌이 남자 1000m와 1500m에서 2관왕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심석희는 여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도 정상을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거둔 26개 금메달 가운데 4개를 선사했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금빛질주를 기대하고 있다.

매스스타트에서 태극 남매의 우승이 유력하다. 남자부 이승훈과 여자 에이스 김보름이 폐막 하루 전인 오는 24일 밤 시상대 맨 윗자리에 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승훈은 오는 11일 5000m를 시작으로 15일 1만m, 18일 팀추월 예선에도 출전한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빙속여제’ 이상화도 오는 18일 오후 8시 다른 금메달 후보인 일본의 에이스 고다이라 나오와 ‘세기의 대결’을 벌인다.

이상화는 이보다 앞서 오는 14일 1000m에도 출전해 국민들에게 ‘뜻밖의 선물’을 해 줄지 관심이다.

모태범은 오는 19일 500m, 23일에는 1000m에 나서 자존심을 건 질주를 벌인다.

세계 랭킹 1위인 한국 남자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은 15일 예선에 출전해 금메달을 향한 예열을 시작한다.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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