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폭설 '피해 복구'에 손길 모으자
한파와 폭설 '피해 복구'에 손길 모으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0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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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보름 가까이 계속된 한파와 폭설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관광업계는 폭설과 한파로 예약 취소 사태를 빚으면서 직격탄을 맞았고, 전통시장이나 외식업계도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었다. 무엇보다 농촌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축사와 비닐하우스들이 주저앉는 등 시설 피해만이 아니라 농작물들이 얼어죽었다. 가뜩이나 시름 깊은 농민들이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보며 망연자실하는 모습은 너무 안타깝다. 이번 폭설은 기록적인 강설량뿐 아니라 맹추위와 강풍까지 동반해 피해가 커졌다.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으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농민들은 막막하기만 하다.

올 겨울은 유례없는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역대 최고 강력한 한파가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서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내렸다. 미국 뉴햄프셔주 마운트 워싱턴은 기온이 영하 38도까지 떨어졌고, 체감 온도는 영하 70도에 육박했다.

이처럼 국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한파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지구 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편서풍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보통은 강한 편서풍이 북극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를 극지방에 가둬둔다. 편서풍이 강력한 바람장(wind field)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약해진 편서풍에 북극의 찬 공기가 쏟아져 내려와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지역에도 앞으로 많은 폭설과 한파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다.

이번 한파와 폭설은 불가항력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대비 태세는 진작에 갖췄어야 했다. 도로가 곳곳에서 막히는 난리 속에서 지방행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 도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재해 대책이 지방행정의 힘으로만 될 일은 아니지만 분야별로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폭설과 한파를 계기로 평상시 대응 시스템을 한층 견고히 갖춰야 할 것이다.

이상기후 현상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감안해 호우·태풍 등 여름철 재해는 물론이고 한파·폭설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지자체 행정과 주민의 재해 대응체계 등을 전면 점검하고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또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이나 제 집과 가게 앞 눈을 스스로 치우는 일은 법이나 조례를 따지기 전에 공동체 구성원의 상식이 돼야 한다. 이런 시민의식이 제자리를 잡도록 하는 일도 지자체의 몫이다. 우선은 이번 한파와 폭설 피해를 복구하는 데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우리 도민은 재난이 생길 때마다 상부상조의 미덕을 발휘해왔다. 자원봉사의 열기로 한파를 몰아내도록 도민의 마음과 손길을 모으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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