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신용카드 위조범' 천국 되나
외국인 '신용카드 위조범' 천국 되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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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이 외국인 신용카드 위조범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 ‘무사증’ 지역이어서 관광객을 가장해서 해외에서 위조한 신용카드를 들여와 사용해도 당장 막을 수 없는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강도, 절도, 살인, 강간, 폭력 등 5대 범죄는 크게 줄었으나 지능 범죄는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외국인 신용카드 위조사범이 전년 4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나 이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액수도 10억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제주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외국인 신용카드 범죄가 이보다 훨씬 더 많고 경찰이 붙잡은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위조 신용카드 범죄가 제주도에서 활개치는 것은 상품을 구입해도 2~3일이 지나서야 위조 여부가 확인되는 맹점에 기인한다. 또 제주도가 외국인 ‘무사증 입국’ 지역이어서 관광객을 가장해서 해외에서 위조한 신용카드를 갖고 들어와 사용하기 쉬운 탓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검거된 중국인 신용카드범 청모씨의 경우 관광객을 가장해 제주도에 무사증으로 입국, 제주시내 귀금속 매장 등 10곳을 돌며 총 14회에 걸쳐 1482만원 상당을 사용한 뒤 다음 날 출국하려다가 검거됐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카드 위조 조직, 카드 사용 매입 조직, 장물 처분 조직으로 분화되어 있었다. 또 위조 신용카드 앞면에 찍힌 성명을 카드 사용자의 여권상의 이름과 일치하게 제작해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신분증 검사에도 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다행히 위조카드를 사용한 범인들은 붙잡혔지만 이들에게 위조 카드를 만들어 제공한 근원지 일당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유형 이외에 불법으로 복제한 카드로 카드깡을 시도한 중국인들도 붙잡혔다. 청모씨 사건이나 불법 복제한 카드로 카드깡을 시도한 사건 등은 이런 범죄가 앞으로 상당히 진화할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외국인 신용카드 사범들이 제주도를 노리는 이유 중 하나는 잘못된 지역사회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물건을 많이 사는 소위 ‘큰손’이라는 인식 때문에 많은 금액을 결제함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이 ‘설마’하고 신고하지 않는 점을 역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조 카드로 밝혀지더라도 피해는 매장이 아니라 카드사가 책임지기 때문에 매장에서는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가 강한 까닭도 있다.

더욱 문제는 50만원 이상 신용카드 구매자 신분 확인 제도까지 폐지돼 제주도는 카드 범죄 조직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카드와 관련된 외국인 범죄는 사이버 범죄들과 더불어 등장한 신속성과 국제성, 조직성을 가진 경제(금융) 범죄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국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신속하게 신분이 확인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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