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공항 건설의 전략적 측면
제주 신공항 건설의 전략적 측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5.11.16 2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호 제주대학교 교수

국토교통부는 서귀포시 성산읍지역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제주의 미래 100년을 발전시킬 국가프로젝트로서 제주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도 “지역주민들의 피해와 갈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녹색당은 “제주에 공항이 더 필요한가. 언제까지나 관광객이 늘어가기만 할 것인가. 무턱대고 늘어나는 관광객을 환영해만 하는가. 그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가 등의 대책을 먼저 논의하고 검토해야만 하는 것이 상식이며 순서”라고 제주도민의 이익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모두 일리 있는 논리이다.

또한, 공항 건설 추진의 배경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계획대로 2025년 또는 조기 완공된다면, 기존 제주공항을 유지하면서 두 개의 공항을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공항 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주지역은 이 이외에 민간 소유인 정석비행장과 일제의 잔재인 정부 소유의 알뜨르 비행장 등을 포함해서 제주 동서남북에 4개의 비행장을 갖추게 된다.

이를 신공항의 전략적 측면으로 확대해 보자.

공항, 항만, 철도 등은 국가의 기간산업이다.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지역적으로는 우리 고장에 있지만, 시설관리 등에서는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공조와 우리의 관리능력을 제고시켜야만 할 것이다.

유사 시에 얼마든지 군용으로 전용될 수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 이미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이 공군기지로 쓰이는 것이 아니냐” 라는 질문에 “순수 민간 공항이다. 국방부와 협의한 사안은 없고 순수하게 제주에 민간 항공기가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한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생각대로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 보지만, 제주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고려해보면, 너무 지나친 낙관론을 주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금할 길이 없다.

군과는 무관한 순수 공항이 절대 될 수 없다. 건설 주관은 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될 것이다.

완공 단계에 이르면, 지역적·국가적·국제적 차원으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신공항 문제는 지가 문제, 환경 문제, 이주 문제 등을 뛰어넘는 민감한 분쟁 요인으로 남게 되어서 제주 개발의 성장 동력을 다시 한 번 지체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금 제주도정은 2025년 완공을 앞당겨서 조기 완성시키려고 청와대를 비롯한 중앙정부와의 조율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조기 완성 운운이 목표가 아니다. 한국인의 조급성이 문제를 많이 일으킨 전례도 있거니와 제주도의 미래에 명운이 달린 문제인 것을 명심해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사 자신의 미래 정치일정과 짜 맞추려는 듯한 인상을 도민들에게 줘서는 안 된다.

이제 12월 중순 쯤이 되면,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 완공될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해로를 확보해 우리의 물동량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해군기지의 존재는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게 한다.

해군기지가 완공되면, 자연스럽게 공군 탐색부대의 존재도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신공항이 대구공항과 광주공항 등처럼 민·군이 위기 시 공용하는 문제도 제주도민들에게 솔직하게 공론화를 시키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