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조건-(4)주름
장수의 조건-(4)주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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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훈.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나이가 들어가면 얼굴에 주름과 기미가 생긴다. 물론 기타 장기(腸器), 근육, 뼈 등 모든 신체 기관이 쇠퇴해 간다. 이 주름과 기미는 피부가 노화해서 생기는 것이다.

피부가 노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이 없을까?

이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목을 받고 있는 물질이 있다. 빵, 도넛, 케이크등을 만들 때 사용하고, 요즘에는 카레라이스나 커피에도 넣는 ‘시나몬(cinnamon )’이라는 향신료다. 이것은 다름아닌 ‘계피’다. 이 시나몬은 후추, 정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신료로 손 꼽히는 것이다.

“사람은 혈관과 함께 노화해 간다.” 이것은 캐나다 의학자인 윌리암 오슬러가 남긴 말이다. 그는 피부의 노화가 혈관, 특히 모세혈관이 줄어드는 것과 크게 관계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모세혈관은 전(全)혈관 길이의 99%를 차지하며, 체내세포에 영양소나 산소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소한다. 특히 40대 후반에서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80대가 될때까지 40%가 감소된다고 한다.

모세혈관이 감소하면 어떻게 될까?

세포에 영양소나 산소가 도달하지 못하게 되어 세포가 쇠퇴해진다. 이 영향을 받기 쉬운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피부다. 피부의 안쪽에 있는 진피(眞皮)에 모세혈관이 많이 퍼져있기 때문에 노화가 현저히 나타나게 된다.

나이가 들면 왜 모세혈관이 감소하는 것일까?

모세혈관의 구조는 안쪽에 ‘내피세포’가 있고, 바깥쪽에 ‘벽세포’가 있는 2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피세포만으로는 혈관에 틈이 생겨서 혈관 내의 영양분이나 수분이 필요 이상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바깥쪽의 벽세포가 이를 감싸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벽세포로부터는 ‘안지오포에틴-1’이라는 성분이 분비되어 내피세포의 ‘타이투(Tie2)’라는 분자를 활성화해서 이 두 개의 층이 딱 붙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벽세포는 상처를 받기 쉽게 된다. 상처받은 벽세포에서는 ‘안지오포에틴-1’이 분비되지 않게 되어 ‘타이투’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벽세포와 내피세포가 띄어져 틈이 생기게 되고 영양분이 빠져 나와 노폐물이 쌓여 혈관에 염증이 생긴다. 이 결과 모세혈관은 소멸해버리고 만다.

모세혈관이 줄어든다는 것은 피부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 하나가 피부에 탄력을 주는 콜라겐(collagen)을 만들어내는 선유아(線維芽) 세포가 감소한다. 이것이 주름의 원인이 된다. 기미도 결국 모세혈관에 염증이 생겨서 기미가 되는 것이다. 머리털이 빠지는 것도 비슷한 원리다. 털을 만드는 기관인 모포(毛包)의 주위에는 모세혈관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모세혈관이 소멸하면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고 모포가 망가진다. 이 결과 새로운 털이 나지못하게 된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모세혈관의 소멸을 방지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타이투’를 활성화시켜 벽세포와 내피세포를 꽉 접합시켜야 한다. 여기에서 ‘안지오포에틴-1’을 대신해서 ‘시나몬(계피)’이 이 작용을 해주는 것이다. ‘시나몬’이 ‘타이투’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실마리는 한방에서 사용하는 계피에 혈관 확장 작용이 있다는 것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계피는 가루로 시판되고 있다. 우리들이 이것을 매일 다량으로 섭취할 필요는 없겠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시나몬(계피)이 들어 있는 음식이나 음료를 먹으면 좋다고 생각된다. 계속 먹고 있는 동안에 혈관 구조가 점점 안정화되어 간다.

모세혈관의 여러 가지 질병과의 관계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어서 이에 관한 연구도 지금부터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치매증. 치매증에는 크게 나누어 신경세포에 악성단백질이 쌓여서 생기는 알츠하이머형과 뇌혈관성 두 종류가 있다. 후자는 혈류(血流)가 나빠져서 모세혈관이 적어지고 산소 결핍 상태가 계속되어 기억장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세혈관을 강화하면 치매 증산이 가볍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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