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유족 '잠들지 않는 남도' 제창할 듯
문 대통령-유족 '잠들지 않는 남도' 제창할 듯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02.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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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70주년 4.3추념식 준비계획 보고회...비표 없이 입장하는 방안도 정부와 협의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올해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유족들과 함께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부르는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제주 4‧3에 상징적인 노래지만 지난 보수정권 동안 제창이 허용되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일 도청 4층 탐라홀에서 원희룡 지사와 고충홍 도의회 의장, 이석문 도교육감,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을 비롯한 관계기관‧단체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계획 보고회를 개최하고 분야별 역할을 점검했다.

올해 4‧3 당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전역에 4‧3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사이렌이 울릴 예정으로 보고회 참석자들은 이에 대한 홍보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제주도는 4‧3추념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해 유족과 함께 ‘잠들지 않는 남도’를 공식 제창하는 방안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고 있다. 유족들은 별도 합창단을 구성해 ‘잠들지 않는 남도’를 연습하고 있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4·3을 상징하는 노래지만 보수정권 동안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금지된 것처럼 4‧3추념식에서 불리지 못했다.

이 밖에도 제주도는 12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할 당시 비표 발급으로 참석자를 제한하면서 일부 유족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논란을 빚었던 점을 감안해 비표는 발급하지 않고 검색대만 통과해 입장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행안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2006년에 노 전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할 당시 VIP 의전을 위해 비표 4000매를 발급해 비표를 받은 유족들만 입장시키면서 일부 유족이 입장하지 못해 마찰이 빚어졌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올해 4‧3추념식은 4‧3을 직접 겪고 기억하시는 어르신들에게 마지막 10년 단위의 행사가 될 수 있다”며 “이 분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더욱 정성스런 마음과 역사적 사명감으로 모든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보고회 시작 전 참석자들은 동백꽃 배지 달기 퍼포먼스에 참가해 4‧3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동백꽃은 4·3희생자 영혼들이 마치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 갔다는 의미를 내포하면서 도민사회에서 4·3을 상징하는 꽃으로 인식되고 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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