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 그 아름다운 하나됨을 위하여'
'신명, 그 아름다운 하나됨을 위하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2.0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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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신명, 그 아름다운 하나됨을 위하여.’

오늘부터 4일까지 제주목 관아와 제주시 원도심 일원에서 열리는 2018 무술년 탐라국 입춘굿놀이 주제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오늘 오전 제주도내 주요 관청과 제주의 관문인 공항·항만 등을 순회하며 한 해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춘경문굿’을 시작으로 서막을 알린다.

유교식 제례인 ‘세경제’와 시청~용담1동주민센터~산지천 광장을 지나는 입춘거리굿, 항아리를 깨뜨려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의식인 ‘사리살성’이 이어지고 춘등 점화를 통해 제주목 관아 일대에 기원의 불을 밝힌다. 나무로 만든 소(牛) ‘낭쉐’를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이른바 ‘낭쉐코사’로 이날 첫 날 행사를 마무리한다.

이틀째인 3일에도 칠성굿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제주목 관아에서 벌어진다. 입춘(立春)인 4일에는 한라산 영실기암을 중심으로 제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제주 1만8000 신들을 청해 들이는 제의인 ‘초감제’, 제주 전승 탈굿놀이인 입춘탈굿놀이, 낭쉐를 몰며 직접 농사를 짓는 과정을 시연하는 ‘낭쉐몰이’ 등이 펼쳐진다.

입춘굿은 ‘신들의 고향’ 제주의 1만8000 신들이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新舊間)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관·무(巫)가 하나돼 펼쳤던 축제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지난 1999년 복원됐다. 이후 해마다 열리며 이제 20회째, 성년이다.

올 입춘에 여러 소망이 있겠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 큰 관심사다. 다행히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지난해부터 벗어나 새해에도 그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며, 이에 힘입어 한국 경제도 3%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민 소득 2만달러대에서 3만달러대로 진입하는 10년 넘은 숙원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빨간불이다. 잠재 성장률은 1990년대의 7~8%에서 2000년대 초 4~5%, 현재는 3%까지 떨어지는 추세이고,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에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고 있다.

모두가 어렵지만, 이번 입춘에는 입춘첩까지는 아니어도 서로 덕담과 감사를 전하는 것은 어떨까. 세상살이 함께 행복하기를 축원하는 인사는 자신에게도 축복이 될 것이다. 또 이번 입춘굿놀이 부대 행사로 마련된 전통놀이와 꼬마낭쉐 만들기, 입춘 춘첩 쓰기, 전통국궁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다운 이들과 함께 행사장에 차린 입춘천냥 국수 맛도 보고. 새 봄이 저만치 다가왔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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