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공관이 아이들 꿈 가득한 ‘도서관’으로
지사 공관이 아이들 꿈 가득한 ‘도서관’으로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8.02.0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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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제주꿈바당어린이도서관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행정의 공간이 도민을 위한 공간으로

연북로에서 정실 초입을 향해 30m쯤 가다보면 좁은 도로와 넓게 펼쳐진 나무 숲 사이로 도서관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제주꿈바당어린이도서관’이다.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지난해 10월 과거 대통령의 제주 숙소와 도지사 관사 등으로 이용됐던 지방공관을 탈바꿈해 만든 1528㎡ 규모의 어린이도서관이다.

원희룡 도정 출범 당시 새도정준비위원회를 통해 지방 공관을 도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개방하겠다고 공약한데 따라 조성됐다.

도서관의 이름도 지난해 5월 도서관 명칭공모를 통해 도민들이 직접 지어줬다.

아이들뿐만아니라 청소년, 성인까지 전 세대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 읽는 공간으로 마련돼 개관된 지 3개월 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6만5000명이 찾으며 벌써부터 가족들의 ‘책 읽는 쉼터’로 인기가 많다.

도서관으로 탈바꿈하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됐다.

2014년 7월 공관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운영에 들어가 그해 9월 용도가 결정됐다. 이후 2016년이 돼서야 ‘어린이도서관 운영 계획’이 수립돼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리모델링 작업 등을 끝으로 운영주체가 정해지면서 10월 14일 개관하게 됐다.

지금은 (재)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지난 30일 찾은 도서관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러 온 가족들로 붐볐다. 5살 꼬마아이부터 어느새 소녀티를 내고 있는 11살의 꼬마 숙녀까지 저마다 같이 온 부모의 손을 꼭 붙잡고 책 찾기에 한창이었다.

도서관은 꿈자람책방과 그림책방, 아랑좋을 세미나실, 혼디모영 프로그램실, 느영나영 모둠활동실 등으로 구성된 본관과 제주시 자기주도학습센터로 활용되고 있는 별관, 북카페 등이 자리해 있다.

보관장서는 총 1만8554권이 있으며, 정기간행물도 21종이나 배치돼 있다. 또 시청각자료 등 비도서 자료도 57종에 달해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 도서관답게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행렬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명작 동화 ‘안데르센 모음집’부터 우리나라의 정서가 담긴 전래동화까지 책을 보는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도서관 밖에 펼쳐진 야외정원은 마치 도서관을 숲속에 둘러싸인 ‘낙원’을 연상케 한다.

기존 공관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책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들 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푹신푹신한 잔디밭과 나무 밑에서 잠깐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벤치 등 가족단위 이용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은 박영선씨(39·제주시 노형동)는 “도심지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분위기도 조용하고 주변은 숲이 조성돼 있어 아이들과 부담 없이 오기 좋은 도서관”이라며 “깔끔한 실내시설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재밌게 뛰어 놀 야외정원도 있어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야외 별도공간에 마련된 북카페는 스터디름과 휴게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들의 꿈 담은 ‘각양각색’ 책 프로그램

꿈바당어린이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기본적인 문화프로그램은 6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테마별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제주의 자연과 역사와 문화 프로그램’은 도지사 공관이라는 역사적 공간의 특성에 맞는 독서 토론의 장도 함께 진행한다. 또 전시, 음악공연 등 프로그램실을 활용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재미를 배가시킨다.

예비 엄마들의 출산 전 독서와 양육 준비를 돕는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는 ‘가족소통 프로그램’은 유아동을 위한 북스타트 프로그램부터 아동과 노인 세대가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독서활동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이용객에게 인기가 많다.

유아동부터 어린이, 부모 등 대상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맞춤형 독서 프로그램’은 고학년과 성인을 위한 인문학부터 다매체 독서기반의 교육 프로그램까지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춘 특화 프로그램이다.

공관의 잔디광장과 인근에 위치한 민오름 등을 뛰어놀며 진행되는 ‘자연체험 학습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자연낭독의 발견, 자연 독서 캠프 등 자연과 독서를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소규모 독서모임 나눔 활동 프로그램’은 다양한 직업과 전문가들이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는 휴먼북 초대석을 통해 도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준다. 성인 독서동아리 운영 지원을 통한 독서 재능기부 프로그램 등 단순 독서를 넘어 자기 자신을 키우는 활동으로 이어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가 어른에게, 어른이 아이에게 서로 배우는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은 함께 책을 읽어주면서 자녀와 부모의 교감을 극대화시킨다.

정규 프로그램 외에도 세계 각국의 언어로 ‘어린왕자’를 만나보는 ‘세계 어린이들이 만난 어린왕자’와 같은 특별 프로그램도 수시로 열려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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