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제주관광
숨 고르는 제주관광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1.3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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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정용기 기자] 제주엔 줄을 서야 입장 가능한 곳이 있다. 우선 맛집이다. 시내에 있는 외국인면세점도 줄을 서야 한다.

제주시 노형동에 신라면세점엔 오전 8∼9시쯤부터 관광객들이 길게 줄서 있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겼어도 이 면세점엔 항상 대기 줄이 있다.

관세청의 면세점 매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신라·롯데가 제주에서 운영하는 시내 외국인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575억원이다. 전년 1조143억원에 비해 432억원 늘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급감으로 매출이 줄 것 이라는 당초 예상과 상반된 결과다.

㈜호텔신라 신제주면세점은 지난해 57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5250억원보다 542억원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47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4893억원보다 110억 줄었지만 2015년 2300억원과 비교해서는 갑절 이상 증가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업종별 경제지표를 보면 사드 보복 피해는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1월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232.2로 전국평균 126.2를 훨씬 웃돈다. 이외 소매점 매출도 소폭 감소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부 업종은 실제 피해를 봤지만 큰 충격 없이 제주관광은 사드 보복을 버텼다. 피해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우후죽순 늘어난 관광호텔, 화장품 가게 등이 국한된다. 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고 내국인 관광객이 늘었다.

여기에 최근 중국 단체관광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학생들의 제주 수학여행으로 중단됐던 단체관광 재개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문화탐방 위주 일정으로 기존 저가 단체관광과는 달라 의미가 있다. 이제 사드가 남긴 생채기를 계기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때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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