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푸른 숲 '일품'…'동백마을' 전국서 각광
사시사철 푸른 숲 '일품'…'동백마을' 전국서 각광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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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동백으로 농촌활성화 꿈꾼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는 남원읍 동쪽 끝자락 중산간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200여 가구에 500여 명이 거주하는 아담한 마을로 주민 대부분은 감귤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사진은 마을의 자랑인 동백나무숲

[제주일보=고권봉 기자] 흰 눈이 내려 추운 겨울날, 돌담마다 소복소복 쌓인 눈 사이로 동백나무가 푸르디푸른 자태를 뽐낸다.

더군다나 붉은빛과 연분홍빛을 가득 머금은 동백꽃은 그윽한 향기를 퍼뜨려 저마다의 추억을 담아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무리를 짓지 않고 각기 다른 곳에서 핀 꽃은 발밑으로 내려와 쌓여 붉은 융단으로 변한다.

이곳을 지날 때면 레드카펫이 깔린 시상식에서 수많은 이의 환호를 받으며 상을 받으러 걸어가는 환상에 사로잡혀 설렌다.

이곳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新興理) 1159 제주특별자치도 지정 기념물 27호인 신흥동백나무군락지다.

신흥동백나무군락지가 마을 중심에 자리한 신흥2리는 300여 년의 비교적 짧은 마을 역사를 바탕으로 ‘새 세상 만들기’라는 꿈과 희망의 목표를 세우고 농촌마을로서의 가치를 높여 미래 300년을 위한 동백마을을 선포했다.

동백마을 신흥2리 조형물

▲아담한 제주동백마을

신흥2리는 남원읍 동쪽 끝자락 중산간에 있으며, 현재 200여 호에 500여 명이 거주하는 아담한 마을이다.

마을 전체 면적은 1542ha로 남원읍의 약 8%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감귤산업(414ha)에 종사하고 있다.

신흥2리 동백마을은 이곳 동백마을 숲의 역사와 함께 300여 년에 이른다.

1706년(숙종 32년)에 광산김씨 입도시조 12세손 사형제 중 막내인 김명환(金鳴煥/光山金氏) 어른님(마을표현)이 현재 표선면 토산1리에서 이 마을로 들어와 정착했다.

그 후 약 10년 후 김명추(金鳴秋), 김명휘(金鳴輝) 형제가 본리에 입주하여 그 때부터 마을 이름을 여온(如溫)내라고 했으며 온천(溫川)이라고도 했다.

광산김(光山金)씨에 이어 군위오(軍威吳)씨가 두 번째로 입주했다.

19세기 중반 온천리로 분리되기 전 신흥2리는 표선면 토산리에 속해 있다가 1914년 온천리, 동의리, 안좌리, 토산리의 각 일부를 통합해 신흥리라 했다.

‘새롭게 일어나라’는 뜻을 지닌 신흥리는 1950년대 중반부터 속칭 온천동과 석수동, 고수동(박수물) 일대를 신흥2리라 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백, 마을 활력 및 소득 원천 부상

마을 중심에는 동백 숲이 자리하고 있다.

동백나무는 차나무과(科)에 속하는 상록활엽교목으로 우리나라의 남부지방 이남에 분포돼 있다. 다른 식물이 꽃을 피우지 않는 겨울철에 붉은 꽃이 아름답게 피기 때문에 예로부터 관상을 목적으로 재배해 왔다.

특히 종자에서 짠 기름은 부인들의 머릿기름으로 사용하고 방풍효과가 있는 등 용도가 많아서 집 울타리에 많이 심었다.

2004년쯤 설촌 300주년 기념사업을 고민하던 마을 청년회가 동백을 주제로 한 동백 숲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007년 동백고장보전연구회(회장 오동정)를 만들고 마을 20㎞ 구간에 동백나무를 심고 유휴지를 동백 숲으로 조성했다.

공동 묘묙장에서 매년 수천그루의 동백나무를 증식했고 매년 300그루 이상을 심었다.

동백나무가 자라면서 사시사철 푸르른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전국적인 입소문은 인생에 길이 남을 ‘인생 샷’ 사진 명소로 바뀌며 많은 이가 찾게 됐다.

2009년에는 지방자치단체의 베스트 마을 사업에 선정되면서 받은 1억원을 통해 동백방앗간을 조성해 동백꽃과 잎을 건조하고 수매한 열매를 세척‧선별, 식용 및 미용 기름으로 가공하는 작업공간을 마련했다.

5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동백고장보전연구회는 2013년 사단법인 동백고장보전연구회로 변경, 현재 3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동백열매를 주민들로부터 1㎏당 8000원에 수매하고 있다. 한해에 20~30t 정도 수매하기 때문에 지역주민은 연간 1억6000만원~2억4000만원의 농외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동백을 주제로 한 동백공예 및 비누 만들기, 동백음식 체험 사업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과 협약을 통해 세안제, 화장품, 마스크팩 등의 원료로 동백 잎과 동백기름을 납품하고 있다.

기업은 지역사회를 통해 구매한 안전한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고객 안전 신뢰성을 높이고, 지역사회는 도매상에게 원료를 팔 때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판매를 통한 이윤 추구까지 보장되고 있다.

동백고장보전연구회 초창기에는 마을회로부터 연간 300만원~500만원의 지원을 받았지만 지난해 마을발전기금으로 1000만원을 냈으며, 올해는 1500만원을 낼 예정이다.

오동정 동백고장보전연구회장은 “2013년에 만들어진 사단법인은 이익을 나누고 환원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라며 “결산을 통해 현재 10% 이상을 마을에 환원, 마을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백에서 꿈꾸는 농촌활성화

신흥2리는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2017 대한민국 마을기업박람회 공동체 한마당 우수사례 발표에서 ‘꿈과 희망이 흐르는 이야기숲 신흥2리 동백마을’로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제주 동백마을 숲은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전통마을 숲 부문 어울림상’과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아름다운 숲지기상’을 수상했다.

동백마을 숲은 동백마을 만들기 사업의 목적으로 마을 주민들과 서귀포시가 협력해 2009년에 개인소유의 토지를 공유화한 곳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1년부터 농촌체험휴양마을 사업을 추진해 동백 공예체험, 동백 비누 만들기체험, 농촌 음식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전국 모범사례로 인정받았다.

김성균 이장(52)은 “동백마을 만들기라는 것이 처음에는 지역 젊은이들이 300년 전에 조상이 심은 동백나무에 대한 수익 창출 모델을 고민하다가 연구회를 만들어서 추진하게 됐다”라며 “연구회를 활성화하고 지역 주민의 관심을 더 끌어모아 마을 수익 기능 외에 노인 일자리 창출과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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