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악취 관리 "싹수가 노랗다"는데…
양돈악취 관리 "싹수가 노랗다"는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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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해 양돈장 악취와 불법 분뇨 배출에 의한 지하수 오염 사건 등은 전도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돼지 분뇨를 마구 버려 지하수 등을 오염시킨 양돈업자들에게는 법원의 엄중한 처벌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하루 속히 악취 방지법에 의거해 수립한 도내 96개 양돈장에 대한 악취관리지역 지정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하는 이유이다.

악취관리지역 지정 대상에 포함된 이들 양돈장 96곳의 악취 농도는 기준보다 최고 300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주민들이 사는 인근 지역은 최고 100배로 조사됐다. 지정 사유가 충분하고도 넘친다.

주민들이 악취로 인해 숨을 못쉬겠다면서 집단 시위를 벌인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제주도는 지난 5일 악취관리지역 지정 계획을 홈페이지와 일간지 등에 공고하고, 지역별 주민 설명회와 지난 24일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그리고 이달 중 악취관리지역 지정 계획이 확정·고시될 예정이었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양돈장에 대한 악취 방지 시설 설치가 의무화됨은 물론 배출 기준도 강화된다. 또 제주도는 제주악취관리센터를 오는 3월까지 설립해 악취관리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게 된다.

그런데 제주도가 마지막 절차로 의견을 수렴하자 양돈 관련 단체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물론 양돈 관련 단체들의 반발은 예상된 일이었다. 문제는 제주도가 의견을 접수한다면서 도내 양돈업 이익단체들로부터 무더기로 의견을 접수하고, 심지어 경기도·강원도·경상북도·전라북도·충청북도·충청남도 양돈업자 단체인 대한한돈협회(양돈협회)의 다른 지방 단체들의 의견도 무더기로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이들은 제주도에 의견을 통해 악취관리지역 지정 유예나 단계적 지정, 악취 측정 방법 개선 등을 요구하는 등 제주도의 악취관리지역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도대체 타 지방 양돈업자들이 제주도 양돈 악취 문제에 대해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인가. 또 제주도는 이들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한다며 지정고시 계획을 왜 미루고 있는가. 절차대로 진행했으면 지정 절차에 들어가야지 왜 다시 현장 방문을 한다니 하는 해괴한 말을 하는가. 도대체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러니 벌써부터 ‘싹수가 노랗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곧 겨울이 지나서 봄이 오고, 돼지 분뇨 냄새가 다시 진동하는 오는 5~6월에는 주민 집단 시위대가 도청 앞에 들이닥칠지 모른다. 제주도는 악취로 인한 주민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고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현재까지 악취 실태를 조사하지 않은 나머지 195개 양돈농장에 대한 악취 농도 조사도 미루지 말고 악취 기준을 넘으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민이 지켜보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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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뺌이 2018-01-31 16:33:25
이런 문제가 있기 전 사전에 행정감독 기관에서 제대로 관리가 되었다면 이웃간에 갈등이나 사회문제가 되었겠는가? 공무원들 뒷북치지말고 밥값 제대로합시다
악취주변 지역에는 재산권침해도 많습니다 땅값하락 주거불량지역 가축농장을 한곳으로 모아서 운영한다면 어려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