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에 대한 국제 공인...세계화 발판 기대
4‧3에 대한 국제 공인...세계화 발판 기대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01.2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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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의미와 전망] 세계인 관심 속 평화.인권 가치 승화 등 탄력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4·3 제70주년을 맞아 오는 2021년 등재를 목표로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주요 4·3기록물로 꼽히는 4·3 당시 옛 제주농업학교에서 촬영된 수용자들 모습(왼쪽)과 4·3 수형인 명부 표지(오른쪽).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3년 뒤를 목표로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4‧3 제70주년을 맞아 국비 1억원을 확보해 오는 2021년 등재를 목표로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은 4‧3의 완전한 해결 방향이 올해를 기점으로 진상 규명을 넘어 평화와 상생 가치의 세계화로 전환하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4‧3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4‧3이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받음으로써 세계화의 발판이 마련되는 것은 물론 이른바 4‧3 흔들기의 악순환에도 쐐기를 박는 효과가 예상된다.

▲4‧3기록의 인류 중요기록 인정=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인류문화의 중요기록으로, 진정성과 독창성, 비대체성, 세계 영향성, 희귀성, 원형 여부 등에 따라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되는 주요 4‧3기록은 4‧3희생자 재판기록과 군‧경 기록, 미군정 기록, 무장대 기록을 비롯해 4‧3 진상규명과 해결과정에서 생산된 기록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4‧3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절 기념대회 발포 기록과 당시 미군정이 매일 작성했던 보고서, 인민유격대 투쟁보고서, 4‧3 관련 유일한 영상물인 ‘제주도 메이데이’ 등은 반드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메이데이는 4‧3 초기 제주 현지상황과 토벌 모습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4‧3기록물은 문서 1196점과 사진 63점, 영상‧녹음기록 1677점 등 2936점이 발굴된 상태로, 제주도는 올해 4‧3기록물 재분류와 미확인 기록물 추가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4‧3전문가를 채용해 4‧3기록물 분석과 자료 수집, 4‧3기록 현황조사 등을 추진한 후 내년 상반기에는 문화재청에 사전심사를 위한 신청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은 국가별로 2건 이내로 제한되는 탓에 국내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 1991년 4월 3일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합동위령제, 2008년 3월 28일 제주4·3평화기념관 개관식 모습,국가추념일로 지정된 첫 해인 2014년 4·3희생자 추념식.

▲4‧3 국제적 공인…세계화 초석=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국가 권력에 의한 대규모 양민 학살이란 4‧3의 존재가 국제적으로 공인되는 셈이다.

결국 4‧3 세계기록유산 등재 준비부터 최종 등재까지 4‧3의 전국화‧세계화의 연속으로, 세계인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4‧3 70주년을 기점으로 기존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넘어 4‧3의 가치를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승화하기 위한 4‧3 해결 방향의 전환 흐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4‧3의 존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만큼 4‧3 해결과정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4‧3 흔들기’를 상당부분 차단하는 효과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4‧3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국가권력에 의해 최소 1만4000명 이상 도민이 희생된 사건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의미”라며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은 준비부터 최종 등재까지 4‧3의 전국화‧세계화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앞서 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2012년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계기로 제기됐다.

2013년 도의회 정책세미나를 통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목소리가 보다 높아진 데 이어 2015년 제67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서 도지사 추념사를 통해 추진 계획이 공식화됐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기록유산 보존 필요성이 증대되고 세계 각국 기록유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992년 도입됐다. 등재 결정은 격년제로 홀수 해마다 이뤄진다.

지금까지 세계 128개국‧8개 기구의 총 427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주요 세계기록유산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기록물, 독일 구텐베르크 성경, 영국 노예기록물, 이집트 수에즈운하 기록물, 덴마크 안데르센 원고, 콜롬비아 흑인‧노예 기록물 등이다.

국내 세계기록유산은 모두 16건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고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다.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동의보감, 난중일기를 비롯해 새마을운동 기록물과 KBS 이산가족 찾기 기록물,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등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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