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옥죄는 ‘특수배송비’ 반드시 손질해야
제주 옥죄는 ‘특수배송비’ 반드시 손질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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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가 섬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불이익 중 첫 번째가 물류비용의 과다한 지출이다. 이는 제주에서 육지로 나가는 물건뿐만 아니라 제주로 들어오는 물건에도 따라 다닌다. 물류비용의 절대적 비중은 해상운송비가 차지한다.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전국의 대도시 소비시장으로 가기 위해선 바다를 건너야 한다. 이 때문에 제주산 농산물의 소비자 가격에는 해상운송비가 추가되고, 이로 인해 경쟁과일에 비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실제 감귤을 비롯해 연간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93만t 내외에 이른다. 이에 따른 해상운송비만 773억원이다. 대한민국 도서지역 농축산물 해상운송비 838억원 가운데 제주(773억원)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해상운송비 해소는 제주 1차 산업의 해묵은 과제지만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정치권은 선거 때만 되면 이 문제를 풀겠다고 앞 다퉈 나서는데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 한다. 제주산 농산물에 대한 해상운송비 국고지원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1차 산업 종자자들에게 해상운송비가 문제라면 일반 도민들은 이른바 ‘특수배송비’ 때문에 경제적 부담 크다. 제주연구원의 '제주도민 택배 이용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는 실상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제주도민들이 연간 부담하는 택배물류비는 1292억 원에 이른다. 제주도민들이 부담하는 택배비용은 육지부에서 부담하는 것보다 갑절이상 많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전국 평균 택배요금은 ‘2318원’이다. 제주는 특수배송비 명목으로 건당 4000원의 요금이 추가로 붙는다. 이 때문에 육지부에서는 건당 2318원만 부담하면 되지만, 제주도에서는 6318원을 내야 한다. 이 결과 연간 제주도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택배물류비는 1292억원에 이른다. 타지방은 474억원 정도 부담하면 되는 것은 제주는 이보다 3배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문제는 이 ‘특수배송비’라는 것에 대한 산출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업체들이 자의적으로 정한 비용인 셈이다.

보고서는 특수배송비 개선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적정한 특수배송비 산정 및 권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가 섬이어서 물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처럼 택배업체의 자율결정이라는 포장 아래 도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는 특수배송비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 이번 기회에 지방정부인 제주도 또한 지금까지 보여 온 정부의존 행태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맞서야 한다. 1차산업 해상운송비와 더불어 특수배송비는 제주의 대외경쟁력을 끌어 내리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제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첫째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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