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발걸음 밝혀 준 '반딧불 사업'
주민 발걸음 밝혀 준 '반딧불 사업'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1.22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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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부남철기자]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원도심 골목길은 불꺼진 무대같이 검은 장막에 가리워진다.

어린 시절 기자가 살았던 원도심 역시 어두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녔고 집집마다 불이 커져 있어서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도시가 발전하면서 원도심의 어둠은 뒷켠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1970년대 초반 원도심의 어둠이 다시 찾아왔다.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지만 대도로 변과 시청 인근 학사로를 제외하면 원도심은 너무 어둡다. 특히 원도심 골목골목은 혼자 걸어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기자는 시청 주변에 살고 있어서 제대로 인식을 못 했지만 부모님이 원도심에 살고 계셔서 찾아 뵐 때마다 골목이 너무 어둡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 말이라고 생각된다. 밤 늦게 부모님을 찾아뵐려고 주차를 하고 어두운 골목을 접어드는데 갑자기 이웃집 벽에 불이 켜졌다. 순간 당황했다. 그런데 발길을 옮기면 벽면에 불이 하나씩 켜지는 것이었다. 참 신기했다. 중학생인 둘째는 재미있다고 골목길을 뛰어다녔다. 켜지고 꺼지고…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정겨운 모습이었다.

확인해 본 결과 삼도1동이 주민들의 야간 안전 보행을 위해 추진한 ‘반딧불 천사(1004) 프로젝트 사업(이하 반딧불 사업)’이었다.

보안등 설치가 어려운 골목길에 LED 태양광 센서등(일명 반딧불)을 주택가 담벼락에 설치해 주민들이 야간에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었다.

새해가 되면서 각 기관에서는 올해 추진할 많은 사업계획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사업들이 과연 주민들의 실생활과 얼마나 직결되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계획을 위한 계획’은 아닌지 진정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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