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과 재채기의 에티켓
기침과 재채기의 에티켓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2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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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의학박사/가정의학과 전문의

[제주일보] 독감이 유행이다. 항상 삼가야 하겠지만, 특히 이럴 땐 공공장소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후련하게 해서는 안 된다.

기침이 나올 경우 화장지나 손수건이 없다면 팔로 코와 입을 가리고 고개를 숙여서 콧물이 멀리 튀지 않게 하는 것이 예의다. 독감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서 공기 중에 날린 미세한 물방울(비말)을 타고 날라가기 때문이다. 이런 비말이 다른 사람의 입이나 코 안의 점막에 달라붙어 독감이 전파된다(비말전염).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한 번의 재채기로 직경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비말이 많게는 100만개까지 내뿜어진다. 엄청난 숫자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침할 때를 가상하여 ‘비말의 움직임’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2m 높이에서 수평 방향으로 분사된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물방울들은 반경 2m를 벗어나기 전에 증발해 사라졌다. 이것보다 더 큰 것들은 비록 증발하지는 않았지만 2m 거리 안에서 대부분 바닥으로 떨어졌다. 즉 일반적인 환경에서 비말을 통한 병원체의 전파는 주로 1.5m 이내의 짧은 거리 안에서만 일어난다고 추측할 수 있다. 더욱이 코와 입을 가려주면 비말이 속도를 잃게 되어 전파 거리는 크게 감소한다.

이와 같은 비말전파보다 오히려 콧물 등과 같은 체액에 오염된 손을 통해 전염이 이루어지는 비율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위장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들이 흔히 이러한 방식으로 전파되지만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도 중요하다. 손씻기가 감염 예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이런 단순한 행동으로도 위장관 질환은 31%, 호흡기 질환은 21% 정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어느 정도 큰 비말은 공중에서 마르면서 수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비말핵’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가벼운 먼지처럼 오랫동안 부유하며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포함된 병원체가 죽지 않고 전염력을 유지한다면 이것을 들이마신 사람에서 병을 일으킨다(공기전염). 다행히도 결핵, 홍역, 수두 정도만이 이런 공기전파가 가능하고 독감은 공기전염을 일으킨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요약하면 맨 위에 기술한 기침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독감 확산을 막는 가장 과학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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