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의 목도리? 무엇이 중요한가?
현송월의 목도리? 무엇이 중요한가?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8.01.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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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기간 140명 규모의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키로 지난 15일 남북이 합의했다는 소식이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인물은 단연 현송월이라는 여성이다.

삼지연 관현악단을 이끌고 있는 이 여성이 공연장소로 거론되는 강릉 아트센터시설 등을 점검하기 위해 21일 방남하자 언론의 집중조명 덕에 인터넷포털에는 그녀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순위 1위를 차지했다. 2년만에 이뤄진 판문점 남북고위급회담 이후 평창올림픽 예술단파견 실무접촉 대표단에 그녀의 이름이 포함되면서 거의 매일 언론에 오르내렸고 방남한 21일엔 그 관심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보는 내내 불편했다. 그녀의 공식직함, 그녀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남북한 어떤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보다 ‘현송월 목도리’, 가방, 패션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공개처형됐다’던 그녀가 건재해 올림픽 실무단 대표단 자격으로 서울까지 방문했으니 관심을 받는 게 마땅하기도 하다. 몇 년전 일부 언론이 ‘현송월이 음란물 취급혐의로 체포돼 3일만에 공개총살됐다’고 구체적 날짜까지 못박아 오보를 날렸던 것을 감안하면 ‘예수의 부활’도 아니고 참 씁쓸하기도 하다.

평창올림픽 개막과 함께 곧 북한의 응원단도 오게 된다. 그때 한국의 언론은 어떻게 보도할까? ‘미녀응원단’이라는 이름으로 북한 여성들의 외모를 또 집중보도할까? 그 예상이 틀렸으면 하지만, 늘 그래왔기에 현실이 돼도 별로 놀랍지는 않을 것 같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첫 ‘여성’ 외교부장관에 지명될 때 갑론을박했던 일이 생각난다. 한 국회의원은 그녀의 염색하지 않은 머리색을 문제 삼기도 했었다.

30년만의 한국에서 개최되는 평화올림픽이란 타이틀, 4차산업혁명시대가 도래했다는 2018년.시대는 변했다지만 한국사회의 여성관은 왜 제자리걸음일까, 우울하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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