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환경은 미래세대에게 빌린 것
제주 환경은 미래세대에게 빌린 것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1.17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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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현봉철 기자] 제주는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선정됐다.

무분별한 개발을 제한해 청정환경의 훼손을 막고 보전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관광을 활성화해 지역 주민의 소득을 높이는 것이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의 취지이다.

그러나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제주의 환경이 무분별한 개발 행위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최근 제주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획부동산업자들이 곶자왈의 나무를 무더기로 베어내고 토지를 분할 판매하는 등 각종 개발행위로 인한 훼손이 잇따르고 있다.

또 일부 양돈농가는 지하수가 흘러들어가는 원천인 ‘숨골’ 등에 가축분뇨를 무단으로 버려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개인의 사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자연환경 보전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훼손한 행위를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올해 자연유산보호 중점검찰청으로 공식 출범해 대규모 불법형질변경과 산림훼손, 분뇨배출 등 각종 환경파괴 수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원은 환경훼손 사범에 대한 법적 잣대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훼손 사범에 대한 중요한 판결이 17일 제주지방법원에서 나왔다.

이날 형사3단독 신재환 부장판사는 지난해 제주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시 한림읍 축산분뇨 배출사범 2명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신 부장판사는 “제주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것은 제주도민의 의무”라며 “불법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해 개인의 이익을 챙긴 행위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세대에게 빌린 환경을 고갈시키고 그 폐허를 남겨주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가장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격언이 다시금 생각났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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