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제주형 교육문화로 가는 길
바람직한 제주형 교육문화로 가는 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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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실. 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과 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2018년은 ‘교육혁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이미 언론사와의 신년대담에서 ‘고등교육의 질 제고와 개선 방안’에 이어서 초·중·고의 티칭, 코칭형의 교육변화를 넘어 창의성 기반의 융합 사고와 인문학적 소양교육, 과학기술 소양교육, 예술, 체육교육, 안전교육, 소프트웨어교육, 자율형 선택 진로교육 등 2015개정 교육 과정 적용 학년의 확대 및 자사고 우선 선발권 폐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운영안 등 획기적인 교육 정책을 내놓았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도 신년 대담에서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밝혔다. 교육복지 강화, IB 과정 도입, 평가혁신 도입, 조직 구성 개편에 아울러 전국 최초로 제주도를 고교 무상교육 실시의 장으로 만들어 제주 교육에 혁신적인 희망을 불어넣었다.

교육은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사람을 만드는 일이다.

제도는 정치가 만들고 제도가 성공하려면 제도 그 자체가 완벽하게 짜여져야 하며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 제도의 취지에 걸맞게 역할수행능력 의식 전환과 같은 삶의 태도를 지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자유도시의 문화의 다원적 체험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제주도민의 긍정적인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제주형’ 교육이야말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교육에 관계된 다양한 영역에서 고민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게다가 바람직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건설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제주 청소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이 자라서 성숙한 시민 대열에 합류하기까지의 인권, 사회, 정의, 문화간의 조화, 생태적 지속성 등 적극적인 시민자세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제주청소년 대상의 소통과 참여의 학습 기회 등 체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사회 적응과 삶의 준비 교육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주의 교육문화를 되돌아 보면 98% 이상 청소년인 중학생과 90% 이상 청소년인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은 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올리고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자녀에 대한 ‘소원의식(wish consciosness)’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제주의 교육문화는 학부모 입장에서 본다면 ‘한풀이 교육’의 기이 현상을 야기하고 있으며 사회적 측면에서는 국가나 사회 전체가 도구적 교육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그런 이유로 제주 청소년들의 특성을 볼 때도 지나친 교육에 의한 ‘속죄양’이 된다.

‘학업문화’, ‘시험문화’ 혹은 ‘경쟁 문화’적 성향을 배제하지 못한 채 교과 내용이 요약된 ‘다이제스트식 출제 문제집’의 테두리 안에서 정답만을 찾는 것이 숙달돼 때론 목적과 과정이 전도되기 쉬운 결과를 낳고 있다.

또한 이러한 도구적 교육 문화의 특성은 ‘몇 등인가?’, ‘어느 대학에 진학했는가?’, ‘어떤 직장에 취업했는가?’의 상대적 평가에 의존한 기성세대들의 틀에 박힌 엘리트 주의적 ‘청소년관’을 고집함으로써 전인적 인간의 양성보다는 학업성적을 우선 지표로 삼는 경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은 청소년들의 저항과 도전을 특성으로 ‘심리적 일탈’의 가능성과 왕따, 학교폭력, 학교 부적응 등 청소년기의 비행·범죄는 물론 산업사회와 정보사회의 ‘황금만능주의’와 ‘한탕주의’의 퇴폐적인 대중문화적 청소년 문화 확산을 야기시킬 것이다.

이제 제주 교육도 창의성 기반의 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탐구, 체험, 평등학습, 제주전통문예를 통한 어울림 인성 교육, 나눔과 배려 학습 등 인문학적 소양을 신장시킬 수 있는 교육문화의 변화와 교육 공간의 확충, 부모님의 사고 변혁, 학교 교육 정상화의 인과 관계의 인식 변화를 통한 ‘교육 혁신’이 이루어질 때 ‘바람직한 제주형 교육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 생각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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