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부터 폐간호까지...모아가는 재미 '쏠쏠'
창간부터 폐간호까지...모아가는 재미 '쏠쏠'
  • 제주일보
  • 승인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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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雜誌)와 창간호(創刊號)

[제주일보] 책이 좋아 수집을 한다지만 헌책을 모으다 보면 한번쯤은 갈등을 하게 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잡지(雜誌)이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연속적으로 펴내는 정기간행물의 일종인 잡지는 특성상 전질을 모으기가 아주 힘들다.

물론 어느 한 호(號)에 실린 글이 좋아서 그 책을 수집하는 경우는 예외지만, 적게는 몇 호에서 많게는 수백 호에 이르기까지 발간된 횟수가 많은 잡지를 다 모으기에는 엄두가 나질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듬성듬성 홋수가 빠진 그 잡지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허전하기 마련이라 수집의 시작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게 되서 어느 헌책방에 가던 그 잡지만 눈에 띄면 먼저 홋수를 확인하게 된다. 그런 과정이 어떤 때는 힘들고 괴롭지만 한 호씩 모아가는 그 재미와 희열은 남다른 바가 있기에 고민이라는 형식적인 통과의례를 거쳐서 시작하게 된다.

첫 호인 창간호(創刊號)부터 마지막 호인 폐간호(廢刊號)까지 운이 좋아서 몇 년만에 다 수집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의 잡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금까지 모은 책 가운데 정기간행물은 아니지만 제1~100호까지 모으는 데 17년이 걸린 자료집이 있는 데 마지막 한 권을 다 채웠을 때의 그 기쁨이란...

제1호부터 마지막 호까지 모두 다 모으는 것은 모든 잡지 수집가들이 가장 바라는 바이다. 따라서 전질이 고스라니 헌책방에 진열되어 있는 경우에는 횡재한 기분이다. 물론 그만한 댓가를 치루어야 하는 아픔이 뒤따르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따라서 아쉬운대로 창간호나 폐간호를 먼저 모으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도 전질을 다 모은 잡지는 몇 십종 없지만 지금까지 모은 창간호는 수 백종이 넘는다.

필자도 처음부터 잡지를 모으기 시작한 건 아니다. 다 모으기 힘들 것 같아서 시작은 하지 못하고 주저만 하고 있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잡지 수집에 일생을 바친 분들 가운데 한분인 김근수(金根洙 1910~1999) 선생님과의 인연이 그 시작이었다. 학창시절 하루에 한두 번씩 들르던 학교 앞 헌책방에서 한 잡지를 사이에 두고 벌인 선생과의 밀당을 통해서 선생의 잡지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밀당은 그 후에도 몇 번 더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의 '소년(少年)'이나 '개벽(開闢)' 등과 같은 희귀 잡지도 아닌 한 여대 철학과 학회지 합본(合本) 두 권을 위해 나이도 어린 학생에게 열변을 토하시던 선생이 눈앞에 선하다. 당시에도 희귀 잡지 등의 장서가로 유명했던 노학자가 출판된 지 십여 년밖에 안된 젊은 잡지에 보여 주신 그 열정에 느낀 바가 많았기에 지금도 아쉬운대로 희귀본 여부를 막론하고 창간호라도 최대한 수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출판되었던 잡지에 관심있는 분들은 최덕교 선생의 '한국잡지백년'(전3권,현암사,2004)이나 '한국잡지정보관'(museum.magazine.or.kr) 등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한가지 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요즈음 새책이던 헌책이던 서점에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다른 좋은 책들과 더불어 각종 잡지 창간호에도 눈길을 한 번 더 주시길 바라는 바이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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