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웃을 수 있는 무상교육으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무상교육으로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8.01.10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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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선호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3일 고교 무상교육의 본격적인 시행을 알렸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부담했던 수업료 등이 면제돼 고교 3년간 학생당 최대 430만원의 학비 부담이 줄어든다.

이와 함께 단계별 무상급식도 추진한다고 하니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모든 아이들이 웃음을 지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특수한 환경으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들 때문이다.

기자가 행정시 출입 당시 취재했던 한 사례를 소개해보겠다.

중학생 김군(15)은 부모님이 할머니·할아버지 댁에 맡겨놓고는 생활비를 주지 않고 거의 소식을 끊다시피 지내고 있었다. 거기에 호적도 세대주인 부모 밑으로 들어가 있어서 행정당국의 지원조차 받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말 그대로 서류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사각’이다.

교육복지 안에서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서류상으로 드러난 환경 보다 열악하게 지내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고민이 교육당국 차원에서 이뤄져야함은 두말 할 나위 없다.

교육당국에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바로 무상교육이다.

모든 교육비를 면제해줌으로써 ‘사각’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교육청의 무상교육 계획 안에는 교복비, 교재비 등의 기타 부수적 경비는 제외됐다. 앞으로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절차만을 따지고 들었을 때 단기적 해결은 요원할 것 같다.

혹자는 “교육비가 무료로 바뀌면 전부 해결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아니다.

어린 시절, 어려운 집안형편으로 교재비, 급식비를 내지 못해 남 몰래 눈물을 훔쳐본 사람만이 그 아픔을 안다.

적어도 교육재정 1조원 시대에 돈 문제로 아이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겨서야 되겠는가.

복지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잘못됐다는 지적이 아니다. 조금 더 섬세하게 우리 아이들을 돌봤으면 하는 부탁의 말이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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