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열풍, 암호화폐 늪에 빠지다
코인 열풍, 암호화폐 늪에 빠지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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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제주한라대학교 컴퓨터정보과 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흔히 꿈과 현실은 다르다 한다. 허나 지금은 사이버 상의 부자가 현실 세계에서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그건 사이버 상에서만 거래되는 암호화폐를 많이 채굴하든지, 아니면 최근 거래 투기성으로 이슈화된 비트코인 암호화폐를 현명한 거래를 통해 디지털 파일로 잘 보관하면 된다. 일반 증권거래와 달리 암호 화폐 거래는 가격 등락 폭에 대한 제한이 없다. 또한 개·폐장 시간도 없다. 모름지기 24시간 내내 PC방이나 집에서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를 접속하여 간단한 본인 인증을 거쳐 손쉽게 누구나 거래할 수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생긴 지 수년 만에 시가총액으로 세계 100대 화폐 안에 들어갈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1월, 120만원 정도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11월 하순에는 1000만원대로 뛰더니만 급기야 12월 초순에는 2400만원까지 폭등하였다.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렸다’ 는 인터넷 게시글에 자영업자, 직장인을 포함한 주부, 학생들까지 생업을 마다할 정도로 일확천금의 투기 광풍이 일고 있다. 각종 미디어 매체 역시 이러한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명암(明暗)을 다루고 있다. 급기야 금융위원 고위관리는 폰지 거래라고 위험성을 지적하는 한편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을 시작으로 환치기, 마약, 도박 등의 돈세탁과 불법 거래 방지 등 정부의 각종 규제책을 하루가 멀다할 정도로 내놓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만 거래되는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는 가상화폐와 암호화폐로 구분된다. 가상화폐는 네이버, 카카오페이처럼 분명한 발행처가 있고 자율 통제가 되는 화폐다. 반면에 익명의 사토시 나카모토의 블록체인 기술에 의거 2009년 1월, 최초로 탄생한 비트코인 암호화폐는 발행처나 관리 기관도 없다. 채굴된 원유나 사금이 여러 정제 과정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복잡한 연산 처리, 전기 과부하와 장기간 발행(채굴) 기간 등을 감안한 컴퓨팅 파워가 문제지, 누구나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이 암호화폐는 특정한 비밀키를 가진 사용자만이 거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개키 암호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 금융기관의 중앙 서버에 개별 거래 내역을 저장하는 것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금융거래 장부를 블록 형태 단위로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순서대로 연결하는 일종의 분산형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채용한다. 분산 거래 장부 개념으로 각자 컴퓨터를 통해 거래 장부가 공개되고 그 사본을 가짐으로써 데이터의 위조를 방지한다. P2P 거래, 원장 분산과 합의의 3가지 블록체인 기술을 진화시켜 스마트 계약, 미래은행 기술 등을 적용한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대시, 라이트코인 등의 3000여 종의 또 다른 알트코인 암호화폐가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선물 거래로 비트코인이 사용되고 있다. 일본 역시 제2의 화폐로 인정은 물론, 가상화폐 신탁 서비스 제도를 마련 중이다. 허나 국내에선 자산 또는 결제 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 등록 신고만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영업을 할 수 있는 금융업이 아닌 단순 온라인 통신 판매업으로 분류되고 외부 해킹 등의 보안에도 취약한 실정이다. 지난해 9, 12월에는 ‘코인이즈’ 거래소가 21억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탈취 당했고, 또 ‘유빗’ 거래소의 전체 자산 17%가 탈취 당해 파산 신고를 한 바 있다. 현재 이러한 거래소의 파산 등의 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마련된 게 없다. 전적인 책임이 투자자의 몫이다. 어느 방송의 멘트처럼 암호화폐 거래에 있어 투기와 투자의 한 글자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작금의 과열 투기성 거래에도 불구하고 향후 제조와 유통, 핀테크 등 제 산업 분야에 적용은 물론 신뢰 기반의 사회 실현에 모태가 되는 블록 기술이 정부 규제로 발전이 저해돼서는 안 된다. 소유에서 공유 경제로 전환되는 미래 사회에 대한 혜안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 상위 15개 중 한국의 3곳에서 일일 세계 전체 거래량의 20%를 소화할 정도로, 미국, 일본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암호화폐 거래 세계 3대 허브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제에 현재의 홍콩 이상으로 미래의 디지털 화폐에 관한 한 금융허브 역할을 하는 국가로 발돋움하는 건 어떨는지, 그러기에 이참에 정부에 마크 매슨의 신경끄기 기술을 조심스레 주문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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