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의 모험정신
해상왕 장보고의 모험정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08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병철.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 / 국제정치학 박사 / 논설위원

[제주일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완도에서 해상왕 장보고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협력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장보고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덜한 것 같아 안타깝다. 장보고가 중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교역을 하였으므로 제주에도 거점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므로 한·중·일의 장보고 네트워크에 제주도도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제주 청년들에게 장보고의 진취적 기상과 모험 정신을 배울 수 있게 하여야 할 것이다.

중국 산동 영성시(榮成市) 석도진(石島鎭)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은 장보고 유적지로 유명한 관광지다. 일본 관광객들도 일본 천태종 비예산(比叡山) 연력사(延曆寺)의 제3대 좌주(座主) 자각대사(慈覺大師) 원인(圓仁)이 구법(求法)을 위해 당나라로 갔던 흔적을 찾아 이곳을 많이 답사하고 있다.

원인이 남긴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서 원인이 곤경에 처하여 장보고에게 도움을 청하는 서신을 보내서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원인은 서기 838년 6월 13일 일본을 출발하여 9년 3개월간 당나라에 머물었고 847년 9월 17일 일본으로 돌아갔으며 그해 12월 14일까지 활동한 내용을 일기체 형식으로 기록한 ‘입당구법순례행기’를 남겼다.

장보고에 대한 문헌 기록은 한·중·일에 모두 존재한다. 이처럼 한·중·일의 문헌에 모두 나오는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와 당나라 두목(杜牧)이 쓴 ‘번천문집(樊川文集)’과 일본 승려 원인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에 장보고에 대한 기록이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인들이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호감을 갖는 한국의 역사적인 인물도 드물 것이다.

장보고의 삶은 한국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힘든 사람들이 많겠지만 장보고의 환경보다 더 나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장보고가 활동했던 당시의 신라는 철저한 계급 사회였다. 그런 사회 구조에서 미천한 신분 출신이었던 장보고는 희망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장보고는 모험 정신으로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이런 모든 굴레와 사슬을 깨뜨렸다. 장보고는 약 1200년 전 희망을 찾기 어려웠을 당시의 사회적 환경에서 도전과 개척 정신으로 신라를 넘어서 당나라와 일본을 넘나든 글로벌 인재였다. 지금 글로벌 시대에 우리 청년들은 너무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지금 청년들이 장보고의 도전과 개척 정신, 그리고 적도 감싸 안는 포용력과 친화력을 배운다면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해상왕 장보고의 본거지였던 전남 완도 청해진에 있는 사당에 장보고가 아닌 송징이라는 장군이 천년 동안 자리 잡았다. 이 사당의 주신(主神)을 송징에서 장보고로 바꾼 지 불과 수십년이 흘렀을 뿐이다.

완도군이 2017년 10월 25일이 되어서야 장보고가 창건한 완도 법화사 위치가 청해진이 설치됐던 장도 앞마을 장좌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화재 발굴 업체는 완도군의 의뢰를 받고 발굴 조사에서 법화사 터라는 것을 입증할 유구와 유물 등을 다수 발굴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장보고 제주 유적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제주법화사지에서 발굴한 명문 기와에서 법화사의 중창이 1269년에 시작하여 1279년에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의 왕실에서 법화사를 건립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 후기 제주도 고지도에서 ‘당포(唐浦)’란 지명이 나오고 있으며 서귀포 예래 일대의 옛 명칭이 ‘당포’라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적 근거가 미약하므로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제주 법화사를 창건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보고 정신이 제주 청년들에게 깃들고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