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예방을 위한 제안
협심증 예방을 위한 제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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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진. 한의사/한의학 박사

[제주일보] 새해가 밝았다. 2017년이 그동안 보이지 않았지만 존재했던 ‘억압체계’가 만천하에 드러나 붕괴되기 시작한 격변의 시기였다면, 올해는 고름을 걷어낸 자리에 새살이 돋아 나듯한 변화가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비단 악인들뿐이랴. ‘변화’ 자체보다는 ‘적응’ 정도에 의해 힘없는 약자들의 고통이 좌우될 것이기에 의학 분야에 있을 변화를 예상해 이를 대비하여 보고자 한다. 가을이후 월동준비가 든든해야 따듯한 겨울을 나듯이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료 서비스의 질도 양극화되면서, 의료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질병상태보다는 건강상태에 대한 관심으로 의학이 주류가 이동해 갈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직관적이고 종합적인 방법으로 인체를 이해했는데 형태로써의 장기와, 기능으로써의 역할을 통합한 개념인 ‘오장육부(五臟六腑)’ 개념으로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질병을 치료와 예방에 이용했다. 이런 한의학에 대해 서양에서는 대체의학으로 주목하고, 중국에서는 국가적인 지원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작 현대화를 위한 의료기 사용도 못하게 해놓은 채 비과학으로 매도하며 단점만 부각하기 바쁘다. 한의학의 존재 가치 입증을 위해 올 한 해 동안 오장(五臟)‧ 간심비폐신)을 중심으로 예방의학으로써의 한의학의 면모를 소개하고자 한다.

차가운 음기(陰氣)가 성한 겨울철을 맞이하여 오장 중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장기가 양기(陽氣)를 만드는 심장(心臟)이다. 임상을 하다보면 양방병원에서 이상이 없다는데 부정맥이 나타나면서 저림, 불면, 심약 등의 심허(心虛)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순환개선제를 먹어도 개선이 안 되면 정신과약 수면제등이 추가되곤 하는데 대개 장복하기가 쉽다. 여기에 더해 관상동맥 중재시술 받은 경우에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양약을 평생 먹어야 된다고 한다. 우선 수술이 필요한 심장질환과 응급환자는 현대 의료기기의 독점적 사용권이 있는 양방병원이 안전하고 우수하다. 그리고 수술을 했을 경우 합병증 예방을 위해 약을 먹어야 되는 것도 인정한다. 다만 구조와 기능을 통합한 한의학적 관점으로 봤을 때 양의학 심장 치료는 심장 자체 구조에 집중되어 있다. 심장질환 예방약을 평생 먹어야 된다는 이야기와 한약은 먹지 말아야 된다는 이야기 이외에 심장병을 예방하기 위한 유익한 제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환자 입장에서도 관상동맥 중재술의 경우에 수술이 간단하고 증상 개선이 드라마틱하여 완치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구조적 이상 없이 잘 관리되고 있는 심장도 기능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의사인 필자의 주장이다. 그 가능성을 구조와 기능을 함께 보는 한의학에서 찾는 근거는 첫째 심장의 혈액공급 기능은 1차적으로 심장 자체의 문제이지만, 심장에서 피를 공급받는 장기와 근육의 컨디션에 의해서도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기에 이들에 대한 조절로 심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종아리와 심장의 상관성은 전문가라면 알만한 팩트다. 둘째 자체가 근육덩어리인 심장에 이상이 오기 전에 한의학적으로 근육 성능을 개선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의학에서는 ‘몸통의 병은 팔다리에서, 팔다리의 병은 몸통에서 치료하라’ 는 원리가 있다. 이에 침 부항 뜸으로 팔다리를 편하게 하여 몸통 순환을 편하게 해준다면 심장이 박동하기에도 편해질 것이다. 심장이 편하게 일하는 것이 심장에 좋을 것임은 자명한 바다.

자동차의 엔진도 급발진과 급제동에 의해 수명이 단축되듯이 인간의 심장도 급박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주 자연에 순응하여 평온을 찾듯이, 소우주인 인체에 흐름을 편안하게 하는 데에는 적절한 운동과 안정적인 영양 그리고 심리적 안정이 도움이 될 것임 또한 자명하다. 병원에서 이뤄지는 치유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병원에서 개흉수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같은 의료혁신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의 수술과 시술을 필요로 하는 심장병의 발병기전은 한의학적으로 심허라는 심장 기능 저하를 방치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고로 심장병 예방의 길은 구조적 안정을 보장하는 화학물질 평생 먹는 것 보다, 기능적 저하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법이 있는 한의학에서 찾는 것이 보다 합리적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 하여 몸을 나라로 비유했을 때 임금에 해당된다. 리더가 지치고 무능해도, 깨어있는 국민의 힘으로 국운을 일으킨 역사적인 기억이 2017년에 우리에게 있었듯이 심장을 보좌할 신하와 백성에 해당하는 부분과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 역할을 다하게 하는 것이 한의학적 협심증 예방의 시작이다. 심장질환으로 고통 받을 환자들의 가슴에 ‘촛불혁명’ 같은 혁명적 치유가 늘 함께 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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