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힘들다"는 중소기업의 하소연
"기업하기 힘들다"는 중소기업의 하소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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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온다지만 도민들의 눈에 비친 경제전망으로는 이를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맞아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우리 경제가 겨울이 오기 전에 잠시 온화한 날씨를 가리키는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를 지나고 있다는 말도 있다. 무술(戊戌)년 연초 경제 운용이 그만큼 어렵고도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제주 경제의 순환과 흐름은 외견상으로 다소 좋아 보이지만 잠재적 리스크가 복병처럼 여기 저기 상존해 있다. 가계 부채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금리 인상, 원화 강세, 유가 상승 등의 ‘신(新) 3고’에다가 사드 문제등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이 대표적이다. 내수, 수출, 투자, 자금, 고용, 채산성 각 분야에서 부정적이다. 게다가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이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도내 5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경기전망조사’ 결과, 건강도 지수(SBHI·기준치 100)가 전월 대비 10.4포인트 하락한 81.6을 기록했다고 한다. 중소기업 건강도 지수는 업체의 내수 판매와 영업 이익, 자금 사정, 고용 수준 등의 세부 항목을 종합적으로 지수화한 체감경기 지표다. 기준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현장 곳곳에서 들리는 “기업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엄살이 아니라는 게 이 조사 결과 확인됐다. 정부가 목표로 한 소득주도 혁신 성장의 정책 방향이 기업 현장에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말해준다.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더 암담하다. 우선 대외 환경이 걱정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다 원화마저 강세를 보이니 관광업체들로서는 걱정할 수밖에 없다. 바깥 사정이 어렵다면 안에서라도 뒷받침해줘야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되레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 시간 단축과 같이 기업 부담을 키우는 정책만 쏟아져 나오니 도내 중소기업들의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은 국회에 발목 잡혀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을 조속히 처리해야 하고, 제주도와 도의회는 제주 투자업체에 대한 규제를 철폐해나가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이란 것도 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모든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의 원래 취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 더불어 기업들이 일자리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에 따른 세제 지원을 늘리는 것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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