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재배 가능지 북상…강원 해안까지 확대
감귤 재배 가능지 북상…강원 해안까지 확대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1.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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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기후지역 확장…2090년 난지형 마늘 남부 전역서 재배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기후변화는 농업, 임업, 수산업 등 1차산업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평균기온이 5도보다 높은 날이 6일 이상 지속된 첫날부터 일평균기온이 5도 미만일 날이 6일 이상 지속된 첫날까지 사이의 연중일수를 식물성장가능기간이라고 한다.

제주도의 경우 현재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거의 1년 내내 식물성장이 가능하며,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산악지역의 식물성장가능기간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이 발간한 제주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경우(RCP8.5)에는 21세기 후반기(2071~2100)에 식물성장가능기간은 현재 322.9일보다 32.1일 증가해 연간 355일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산간지역과 제주시 아라동의 경우 현재보다 37.1일 증가하는 등 산악지역의 증가가 뚜렷했다.

3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은 2015년 362㏊에서 지난해 428.6㏊로 2년 만에 18.4% 늘어났다.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20년 아열대 기후지역은 남한의 경지 면적 10.1%에서 2060년 26.6%, 2080년에는 62.3%로 늘어나 한반도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권에 속할 전망이다.

현재 제주와 남해 일부가 속한 아열대기후대는 2080년 서울은 물론 경기 북부와 강원 일부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제주지역에서 재배되는 원예작물의 재배지가 북상하고 면적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연평균 기온이 2도 오르면 감귤을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은 지금보다 36배 넓어지고 월동배추와 마늘 등 난지형 원예작물들의 북상도 예상된다.

또 망고와 파파야, 구아바 등 아열대 과수의 재배면적도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의 주요 원예작물 주산지의 재배환경 변화와 재배적지의 변동이 예상된다.

제주에 설치된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요 과수작물의 재배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북상하는 경향을 보였다.

농촌진흥청이 우리나라 대표 ‘6대 과일’인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에 대해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에 따르면 사과의 경우 총재배 가능지(재배 적지+재배 가능지)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과거 30년간(1981~2010년) 사과의 총재배 가능지는 국토 면적의 68.7%였으나 2090년대에는 0.9%로 급감,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배는 2040년대까지 총재배 가능지 면적이 증가하다가 2050년대부터 감소하고, 복숭아는 2050년대 이후 총재배지 면적이 급감하면서 2090년대에는 영동지방과 전북 일부 산간지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포도는 총재배지 면적이 2050년대까지 완만히 증가하나 이후 급격히 감소, 2090년대에는 강원도 산간지역으로 재배적지가 변동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단감은 총재배 가능지 면적이 증가하고 재배 한계선이 올라가면서 산간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감귤(온주밀감) 역시 총재배 가능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재배한계선이 제주도에서 남해안과 강원도 해안지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감귤의 총재배 가능지가 증가됨에 따라 감귤의 재배면적 및 생산량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감귤 가공품 개발 및 수출 판로 개척 등의 노력과 함께 고품질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 적지 재배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농촌진흥청의 설명이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가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후변화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한 농업용 전자기후도에 따르면 고랭지 배추는 6~8월 평균기온이 서늘한 강원도 평창 등에 재배지가 형성되어 있으나, 기후변화에 따라 재배지역이 급감해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가능성이 높았다.

1970년 후반 이후 재배 비중이 높은 난지형 마늘의 경우 가을철에 파종해 겨울철 저온을 거쳐 봄에 자라나서 초여름에 수확하는 작물이다.

현재 주로 연평균기온이 높은 남해안과 제주 동·서부지역에 재배지가 형성돼 있으나 현재의 추세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재배 적합지가 10배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았다.

난지형 마을 재배지역은 2020년에 제주도와 남부 해안지대, 2050년에 동해와 서해 해안지대, 2090년에는 산악지역을 제외한 남부지방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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