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이언(一口二言)
일구이언(一口二言)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부남철기자] 엊그제 2017년을 역사의 한 자락으로 떠나 보내면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간다라는 말을 했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듯이 2018년의 태양을 맞이했고 나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 해의 시작이 벌써 ‘다사다난’하다.

6월 13일 치러지는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는 시작부터 많은 ‘선량’들이 자기를 알리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면서 연초부터 지방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출마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마여부를 놓고 이런 저런 ‘계산’을 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기도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중앙 정치 관점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면서 향후 정국 주도권을 결정하는 변곡점이 되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연초부터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첫 총성은 새해 첫 날 열린 여야 각 정당의 단배식에서 울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표는 새해 각오로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 초심을 잊지 않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듦)’이라는 고사성어를 내세우며 “초심으로 똘똘 뭉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에 ‘승풍파랑(乘風破浪,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감)’을 적는 등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세밑에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음)’를 새해 사자성어로 택했으며 단배식에서는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통합 반대파 설득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통합 반대파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모두에게 구동존이(求同存異),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며 “안 대표에 대한 불만을 암시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상선약수(上善若水, 선함은 흐르는 물과 같음)’를 언급하며 “노자는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더 낮은 곳을 향해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포복절도(飽腹絶盜)’의 세상을 만들겠다”며 “이 포복은 흔히 쓰는 포복(抱腹)이 아닌, 가득 찰 포(飽)에 배 복(腹)으로 배를 가득 차게 만들고, 도둑을 근절하겠다는 절도(絶盜)이며 이처럼 민생을 챙기고 세금 도둑과 양심 도둑을 근절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도내 정가에서도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하며 지방선거를 앞둔 의지를 밝혔다.

원희룡 도지사는 “2018년은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도민과 함께 하는 행복특별자치도 제주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8년은 도민의 소득과 삶의 질을 가장 우선하는 특별자치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방훈 자유한국당 제주도당 위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지방선거에서 도민의 삶을 풍성하게 해줄 정책을 개발해 선택을 받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와 같이 중앙・지방 정치권을 불문하고 올해 선거에서의 승리를 다짐하며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약속을 하기 시작했다.

정당과 정치인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정책에 앞서 자신의 거취를 두고 온갖 계산을 다해보고 말을 바꾸는 ‘선량’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안 보였으면 한다. 벌써 보이기는 하지만….

연말연시가 되면 한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들이 발표된다. 기자도 ‘선량’들을 보며 생각난 사자성어가 있다. ‘일구이언(一口二言)’이다. 원래는 ‘일구이언(一口二言)은 이부지자(二父之者)’이다.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것은 아버지가 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올 한 해 이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