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문·서귀포올레, 두 시장의 성공
제주동문·서귀포올레, 두 시장의 성공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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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와 제주도의 노력은 그동안 눈물겨웠다.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와 상거래 현대화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고, 행정력을 동원해 각종 행사를 지원해왔다. 애쓴 보람이 있어선지 지난해 도내 13개 전통시장을 찾은 고객수와 매출액이 전년도보다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제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2017년도 매출동향 조사 결과라고 한다.

전통시장 당 하루 평균 고객수는 6322명으로 2016년 5996명보다 5.4%(326명) 증가했다. 또 하루 평균 매출액도 1억5834만원으로, 2016년 1억5078만원보다 5%(756만원) 늘었다. 전국의 전통시장이 추락세를 걷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제주지역 전통시장의 이 같은 신장은 매우 괄목할 만한 일이다.

제주지역 전통시장의 신장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시장은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제주동문시장과 서귀포시 지역의 선도시장으로 성공적으로 성장한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등 특성화 시장이다. 이 두 시장이 관광객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전통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현대화 사업과 행정 지원, 시장 상인들의 마케팅 개선과 의식변화,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의 지원, 특색있는 먹거리, 볼거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전국 최대의 관광객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지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전통시장이 성공하는 이유가 꼭 가격 경쟁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제주동문시장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활성화는 2000년대 들어 두 행정시가 이루어낸 최대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시장에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이 활성화되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지나치게 먹거리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고, 점포세가 폭등해 영세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장 활성화의 당연한 결과로만 치부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짚어볼 일이다. 그렇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어떤 정책도 소비자를 무시하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제주도와 행정시도 지금 이 같은 문제를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이제 상품의 특색과 질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값이 조금 싸다는 것으로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던 시대는 지났다. 안타깝게도 전통적 방식으로는 전통시장을 살릴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제주도와 행정시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장 상인을 위해 뭘 해줄 것인가를 찾지 말고,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이든 소비자가 찾아갈 이유가 분명한 전통시장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시장 상인들도 더 변해야함은 물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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