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1475만명, 제주에서 박수 받으려면
관광객 1475만명, 제주에서 박수 받으려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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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개인이건 조직이건 ‘좋은 성적’을 탓할 수는 없다. 특히 그것이 객관화된 수치를 통해 나타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수치로 나타나는 성적의 뒤엔 흔히 말하는 ‘말 못할 사정’이라는 게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수치가 나올 땐 항상 그 이면을 살펴 ‘성적의 건전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관광 제주는 한 때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지상 최고의 과제였다. 때문에 지방정부인 제주도는 물론 관련단체는 한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제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관광객이 많은 게 반드시 좋은 게 아니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 같은 인식은 제주사회 구성원들 간 상당한 공감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또 지금 순간에도 그 공감은 폭을 넓히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많은 관광객이 외부에서 몰려들면서 제주가 감내하기 어려운 한계상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처럼 많은 외부 사람들이 제주를 보고 떠났지만, 제주 사회 구성원들에게 결과물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은데 따른 일종의 반감도 한몫했다.

지난해 1475만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공간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채운 결과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1475만4384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16년 1585만1401명과 비교하면 6.9% 감소한 것이다. 내국인 관광객은 1352만859명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123만3525명으로 전년보다 65.7% 줄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절대 비중을 차지해 온 중국인 관광객은 74만7986명으로 전년도의 반 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내국인을 중심으로 제주관광이 이어지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문중단으로 인한 제주지역경기 침체우려 또한 불식됐다. 그 결과 지난해 제주지역 경제성장률은 4% 중반대의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경제의 맏형격인 관광산업의 ‘선전’ 결과다. 지난해 이 같은 경제성장률은 전년도인 2016년 성장률 6.9% 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성장률 자체만 놓고 본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제주관광객 연간 1500만명 시대는 이제 고착화 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제 관광산업은 실질적으로 제주경제의 맏형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이는 어제 오늘의 주문이 아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그 결과물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그게 제주발전을 견인하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나가는 길이다. 업계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연간 관광객 1475만명이라는 성적이 제주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박수 받지 못한다면 이는 제주전체의 불행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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