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제주지역 전문대학 취업률이 72.8%로 1년 전에 비해 3.0%포인트 상승,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고 한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건강보험과 국세자료를 토대로 시행한 ‘2016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통계 조사’ 결과다.
이 같은 제주지역 전문대학 취업률은 울산지역(76.0%), 경북지역(74.8%), 광주지역(73.0%)에 이어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 높은 것이다. 제주지역 특성상 대단위 공업 단지나 대기업이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제주지역 전문대학의 취업률 신장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도내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59.7%였다. 전년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전국 평균(64.3%)을 밑돌며 전국에서 세 번째로 가장 낮았다. 이러다 보니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전문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한 뒤 다시 전문대에 재입학하는 이른바 ‘U턴(U-Turn) 입학생’ 수가 2017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7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에 따르면 전국 137개 전문대 중 118개 대학에 4년제 대학 졸업자 7412명이 지원해 1453명이 등록했다. 2012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전문대에 재입학하거나 석·박사를 마치고 전문대로 유턴한 경우도 있었다.
전공별 지원 현황도 항공 관련이 28 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종합예술 분야의 실용음악, 응용예술, 간호 보건 등이 평균 10 대 1 이상을 기록했다. 대졸자들의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한 결과로, 취업은 학위보다 실무능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취직이 잘 된다는 이유로 직업교육훈련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을 찾거나 고교 진학을 아예 마이스터고로 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취업의 질이다. 전국적으로 전문대 취업률은 2013년 67.9%에서 2014년 67.8%, 2015년 69.5%로 높아졌지만 3개월 간격으로 조사한 취업 유지 비율을 보면 1차 88.1%에서 2차 81.4%, 3차 73.2%, 4차 68.5%로 떨어졌다. 반대로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자들은 취업은 어렵지만 유지 취업률은 전문대학보다 높다.
전문대 졸업생들이 조기 취업에 성공했어도 직장 내 학력 차별과 열악한 근무 조건, 낮은 처우를 견디지 못해 이직한다는 이야기다.
취직을 위해 전문대에 재입학했는데 비정규직이나 임시직, 파트타임 등을 전전한다면 더 큰 사회적 문제다. 우리 사회가 표면적인 ‘반짝 취업률’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일자리의 질적 조건과 사회적 처우를 개선하는 데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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