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주인, '제주 제2공항'을 걱정하며
서울 제주인, '제주 제2공항'을 걱정하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1.02 18:2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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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서울제주도민회 자문위원/수필가·논설위원

[제주일보]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용역 발주 절차’를 진행하겠다. ​이에 따른 용역 계약은 2018년 2월에 맺겠다.”

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가 밝힌 내용이다. 용역 결과물은 11개월 후에 나온다니 무술년은 지날 것 같다.

​4조 8700억원이 투입되는 제주 제2공항. 2년 전(2015.11.) 125만 국내·외 제주인들은 탐라개벽 이래 ​가장 큰 사업이라며 들뜬 분위기였다. 현 제주국제공항확충, 제2공항 건설 확정은 제주 미래 100년 프로젝트! 그렇게 환영했다.

매섭고도 차가운 겨울, 지난달 6일. 서울 날씨 영하 5도. 광화문 충무공 이순신장군상 앞에 제주인 30여 명이 플래카드를 들고 나섰다. 제주에서 상경한 ‘제주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주공항반대범도민행동’, ‘환경운동연합’ 등 회원들이다.

‘제주를 제주답게 제주 제2공항 반대’를 내걸고 “오름10개 뽑아내고 제2공항 웬말이냐”, “문재인 대통령님 개발 폭력 멈춰주세요”, “단 하나의 오름도 손대지 마라.”

이들은 “제2공항이 제주의 자연과 제주인의 삶을 파괴할 것”이라며 “정부(국토부)는 앞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의 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제2공항 원점 재검토를 주문하며 참여단체 공동 대표 5명은 삭발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재경제주인으로 광화문 네거리의 ‘플래카드’를 바라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가슴에 묻었다.

2014년 귀향 기회에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가진 제주 신공항 건설 인프라 확충추진(안) 설명회에 참석했다. 당시 현 제주국제공항은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유지하고, 국제선이 다니는 제2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장내 분위기가 뜨거웠다. 제2공항 후보지를 예상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125만 국내·외 제주인들의 관심은 높아만갔다. 후보지에는 한경(고산), 대정(신도), 성산(신산,온평), 표선 일원 등 5~6개 지역이 등장했다. 제주관광수요 예측을 보자. 2005년에 1135만명, 2020년 3211만명, 2035년에는 4549만명이다.

2015년 11월 10일, 제주 제2공항입지가 발표됐다. 현 제주공항의 수송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 제2신공항입지 건설 예정지(성산읍)를 확정 발표했다. 그 배경에는 지역 일자리 창출, 제주동부지역경제 활성화, 교통인프라 확충 등을 기대 효과로 내세웠다. 혹시 향리 대정읍(신도, 상모 알뜨르)에 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모슬포항에 관광객이 증가하고 송악산-가파도-마라도를 연계하는 바다 관광도 인기가 상승하여 큰 발전을 기대했음은 나만의 소원이 었을까?

제2공항 입지 재조사를 삭발로 보여준 그날 재경시, 읍·면 향우회 전임 회장들이 광화문 어느 식당에 모였다. 2017 송년회 자리다.

나는 ‘제2공항’을 놓고 각자의 견해를 들었다. “도내에 공항은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호소를 외면해선 안 된다. 일시적 보상만으로 종결해서 안 되며, 장기적인 대책이 제시돼야 한다(성산출신 K회장)”, “제주의 먼 장래를 위해서 신공항 찬성한다. 다른 곳을 다시 선정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서귀포 출신 G회장)”, “현 제주공항은 포화상태다. 도내 어디서건 새 공항은 있어야 한다(제주시 출신 부녀회 임원 K회장).”

모두 신공항에는 절박한 심정으로 공감했다.

이상순 서귀포시장은 ‘정유년을 보내면서’ 제하의 기고에서 “제2공항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던 주민들의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한다”고 말하면서 “성산은 나의 고향이기에 남다른 느낌과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제2공항의 필요성과 주민들의 아픔! 지역 행정 책임자, 그는 진정으로 고뇌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예정된 기본계획 수립 용역과 타당성 재조사를 동시에 진행해 2025년 완공 계획에 차질이 없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형 국책 사업의 타당성 재조사에 나서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니 지켜볼 일이다.

2017년 제주 관광객은 148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제주 관광은 양적 성장만을 자랑하지 말자. 관광의 다변화에 노력하자.

우리 모두 11개월 후 ‘타당성 재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하다. 공항 후보지 지역 주민들의 호소에 슬기롭게 응답하면서 ‘제주의 세계화’를 향하는 제주 제2공항은 늦기 전에 국책 사업의 우선 순위로 추진되기를 소망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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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민 2018-01-06 05:47:00
제주의 발전을 위해 제2신공항 추진은 필수적인 사항입니다. 제주 개발에 반대하는 분들이나 협회는 논지의 근거가 없고 타당하지 않습니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됩니다. 아무 개발없이 자연그대로를 유지한다면 제주의 발전은 없습니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개발추진에 대해 문제제기를 일삼으면 안되고, "어떻게 하느냐하는 방법"적인 것이 논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생활권에 침해를 받는 분들에 대해 어떻게 보호하고 보장해줄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게 현명합니다.

모모 2018-01-04 14:02:04
제주제2공항이 시급한만큼 주민들과의 타협하에
빨리 이루어지기를바라는 마음입니다..

제주인 2018-01-03 07:17:09
드디어 찬성하시는 쪽에서 좋은글 기고하셨네
처음인것 같네요
항상 반대하는 쪽 의견만 읽다보니 답답했는데 이런 글도 자주 쓰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