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리는 길, 제주사회가 전진하는 길
나라 살리는 길, 제주사회가 전진하는 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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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2018년 무술(戊戌)년 ‘황금 개의 해’가 떴다.

어느 해인들 사연과 곡절이 없었으랴만 2017년 정유(丁酉)년, 정말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내고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이 새 아침에 한가한 덕담이나 무책임한 낙관론을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좋은 말과 편한 얼굴로 새해를 축하하고 있기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엄혹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이 나라와 제주사회가 어떤 비전과 어떤 희망으로 재도약과 회생의 발판을 마련해낼 것인가.

정부수립 제헌 70주년, 4·3 70주년

새해는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제헌 70주년이다.

제주사회는 화해와 상생의 4·3 70주년을 맞는다.

또 우리 국민은 1인당 소득이 처음으로 3만달러가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나라 안팎이나 지역사회 주위는 안전 항해를 위협하는 암초가 널려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는 아슬아슬하다.

다가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은 우리 경제는 물론이고 국가 안보에 이르기까지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운 중국의 시위는 올해도 우리 정치 경제에 압박을 노골화할 것이다.

과거사로 대치한 일본과의 관계는 더욱 더 질곡에 빠져들고 있다.

이렇게 국제 환경은 암울하다.

급변하는 세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갇힌 한국으로서는 2018년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국가적 일대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다.

숱한 난제가 많지만 무엇보다 북한 변수가 가장 크다.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도발중단을 수용하고 협상의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경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일촉즉발의 긴장이 최고도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평화적 해결을 끌어내야 하는 운명적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사회 이끌 바른 지도자 뽑아야

우리 정치는 어떠한가.

여권도 야권도 모두가 자해(自害)정치다.

나라와 지역사회가 누란(累卵)의 위기에 있어도 모두가 밥그릇 싸움이요, ‘내로남불’에 열중이다.

상생의 정치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더군다나 올해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정당 간에, 좌우 간에 이전투구식 공방이 벌어질 것이다.

학연·지연·혈연에다가 각종 연고를 내세운 지역사회가 편가르기 싸움으로 골이 깊게 패일 것이다.

이런 정치판에서 대한민국이, 우리 제주사회가 성장과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의 헛된 망상이 아닌가.

제주도민은 이 위기의 제주를 이끌 정말 바른 지도자들을 뽑아야 한다.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새해에 당면한 지역적 과업이다.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경제 관리를

도민의 먹고 사는 민생(民生) 문제는 갈수록 태산이다. 가계빚은 어깨를 짓누르고 청년실업은 임계점을 향해가고 있다.

제주경제를 이끌어온 건설 부문은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구조가 악화되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관광 부문은 겉으로 남고 속으로 밑지는 ‘마이너스’ 투어로 제 속살을 파먹고 있다.

진정으로 도민과 지역사회를 위한다면 이 위기에 처한 지역 경제와 민생을 챙기고,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이나 개발 투자의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협치와 대타협의 모습을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해 보여줘야 한다.

그런 양보와 결단도 없이 표만 의식하는 당리당략의 정치적 진영 논리와 날 선 이해타산의 득실계산만 판을 칠까 걱정이다.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서민 경제가 무너져 내리면 국가와 지역사회의 존립기반이 위태로워진다.

모두가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경제 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이게 나라다"는 답을 내놓는 한 해

무엇보다 우리는 목표점을 상실하고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이기(利己)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경제는 규제에 묶여 표류하고 있다.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도 모두가 마음은 콩밭을 기웃거린다.

지역사회 공동체를 재건하는 일보다 제 욕심부터 채우려는 소리(小利)에 매몰된 인상이 짙다.

구성원들이 작은 이익에 춤을 추면 공동체는 위험에 처한다.

우리 도민이 지난해 ‘이게 나라냐’는 울분으로 촛불을 들었다면 새해 무술년은 ‘이게 나라다’라는 올바른 답을 내놓는 한 해여야 한다.

광장의 분노를 뒤로 하고 이제는 생산적인 에너지를 결집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제주도의 주인은 도민이다.

주인이 변해야 나라도 지역사회도 바뀐다.

새해엔 그 믿음으로 나 자신부터 바꾸어나가자.

그것이야말로 나라를 살리는 길, 지역공동체를 한 걸음 전진하게 하는 길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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