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4‧3을 겪은 제주인들의 삶을 만나다
격랑의 4‧3을 겪은 제주인들의 삶을 만나다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7.12.27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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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작가회의, 4‧3 70주년 앞둬 ‘작가가 만난 4‧3사람들1-돌아보면 그가 있었네’ 발간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제주4‧3 70주년을 앞두고 격랑의 4‧3을 건너온 사람들의 치열했던 삶을 구술을 통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작가회의(회장 김수열)는 최근 ‘작가가 만난 4‧3사람들1-돌아보면 그가 있었네’를 펴냈다.

작가회의는 4‧3 70주년을 앞두고 역사의 격랑을 겪어 왔던 피해 당사자와 후손들의 삶을 문학적으로 접근, 이를 통해 제주4‧3의 현재적 의미를 살펴보기 위해 이 책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4‧3에 대한 단순한 구술사 차원의 접근에서 벗어나 작가적 관점에서 제주4‧3을 겪어온 삶의 구체성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4‧3관련 인물들을 작가가 직접 만나 인터뷰 방식으로 취재한 후 집필했다.

시인 김경훈, 현태훈씨와 평론가 김동현씨 등 6명의 작가들이 작업에 나섰다.

이 책에 등장하는 4‧3인물들은 4‧3당시 수형인으로 고초를 겪은 박순석 할머니를 비롯해 최연소 입산자라고 할 수 있는 시인 김성주씨, 기억들 속의 4‧3희생자인 고(故) 변창래씨 등이다.

특히 무장대 지도부 중 한 사람인 이덕구의 가족인 이명자씨와 섯알오름에서 학살당한 문혁하의 가족인 문양일‧순일 자매의 얘기도 담았다.

제주4‧3의 배경의 된 1947년 3‧1 발포사건 당시 체포된 사람들에게 벌금형의 가벼운 형량을 구형했던 양을 검사와 그의 아들 양금석씨 등 제주4‧3의 한복판을 관통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작가회의는 4‧3관련 인물들의 삶을 당시뿐만 아니라 그 후 생애에 미친 영향과 현재까지 어떻게 삶을 관통하고 있는지 작가의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그런 후 문학적 접근을 통해 제주4‧3증언사의 역사적‧문학적 가치를 높이고 제주4‧3에 대한 새로운 의미 찾기를 모색했다.

고명철 평론가는 ‘기억, 증언, 그리고 증언 문학: 4‧3항쟁의 정치윤리의 언어들’이라는 해설에서 “이번 6명의 문인들이 보이고 있는 4‧3체험자에 대한 글쓰기는 4‧3문학의 자기갱신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기존 문학 글쓰기의 낯익음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또 “증언으로써 구술과 만나는 각자의 문학적 상상력이 4‧3문학뿐만 아니라 4‧3에 대한 성찰의 터널을 어떻게 통과하는지 자못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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